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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주노동자 지원이 '반한'?

안산외노 박천응 목사 5일째 규탄 단식

정부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반한활동 규정에 이어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이 국감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반한활동을 했다"는 발언이 갈수록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3일 김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국정원이 지난 4월 반한단체 '다와툴이슬람코리아'를 적발하고 핵심조직원 3명을 강제추방 했다"고 정부자료를 공개, 이주노동자들의 '테러지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4일 또 다시 "이 단체가 반미성향의 자마이티 이슬람당 한국지부로 불법체류자들을 조직화했다"고 밝혔다. 언론은 또한 이주노동자들의 테러지원에 대한 공포를 연일 보도하며 장단을 맞춰 주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제시한 법무부 자료에는 지난 4월 작성된 '불법 체류자 반한활동에 대한 종합대책'과 '반한활동 관련자 단속실적표'가 전부이다. 이 두 자료에는 다와툴이슬람코리아라는 이름은 물론이고 지난 4월 3명의 방글라데시인이 검거돼 추방됐다는 사실조차 언급돼 있지 않다. 국정원 관계자조차 "반한 활동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고 그렇게 결론내리지도 않았으며 보고서도 만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이주노동자들의 테러 지원 위협을 지적했고 나아가 이주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인권단체 활동가조차 이른바 '반한 인물'로 규정한 것이다.

이에 항의하며 지난 22일부터 단식에 들어간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는 "국감에서 나를 반한 활동가로 지목했지만 어떻게 반한을 했는지 그게 왜 반한인지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반한 활동을 모호하게 규정하여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인권적 탄압을 정당화하고, 이주노동자 인권 단체도 함께 처리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이철승 공동대표는 박천응 목사의 반한 용의에 대해 "심야에 집까지 들이닥쳐 잠자는 이주노동자를 폭행하여 끌고 가는 야만적인 인권유린에 반대하는 것이 과연 반한 활동인가"라며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에 비판적이거나 불법체류자들을 돕는 것이 반한이라면 반한 아닌 것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양 이주노동자의 집 이금연 소장은 "설사 본국으로의 송금이나 정당 활동이 있었다 하더라도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마치 외국인 노동자는 아무 것도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국감의 '반한 파문'과 관련하여 "김재경 의원 보좌관과 통화를 했지만 정부에서 나온 자료를 발표했을 뿐이라며 어떤 사과나 유감의 표현도 하지 않았다"며 "김 의원의 이런 경솔한 행위가 전체 이주노동자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주는지 알고는 있느냐"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