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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강제추방된 이주노동자, 자국에서 사법처리 위기

방글라데시 대사관 앞 항의집회 도중 추가 2명도 연행

집회 참가 도중 연행·추방된 이주노동자 2명이 고국으로 추방된 이후에도 사법처리될 위기에 놓여 있다. 또 이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방글라데시 정부에 이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사법처리를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해 10월 26일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행진 도중 진압경찰에 의해 연행됐다가 지난달 30일 방글라데시로 강제추방 당한 서울경인지역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아래 이주지부) 조합원 비두 씨와 자말 씨는 도착 즉시 현지 경찰에 의해 구금됐다. 이주지부가 입수한 방글라데시 경찰자료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한국에서의 불법 체류와 노조활동 등을 이유로 자국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등 방글라데시 형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방글라데시 경찰에 두 사람이 한국에서 △여러 나라의 이주노동자들을 모아 집회를 열었고 △특히 비두 씨는 이주지부 투쟁국장으로 일하면서 방글라데시 대사관 앞 집회도 조직했으며 △연행 후에도 보호소 안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한국법을 어겼다고 통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가 이들을 표적 추방한 진짜 이유가 노조활동 때문이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비두 씨는 이주지부에 보낸 편지에서 출입국관리소 직원 4명이 방글라데시에 도착할 때까지 동행해 두 사람을 직접 현지 경찰에 인계했으며, 이들이 '테러리스트'라는 이유로 방글라데시 정부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보석이 허가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이주지부는 "한국정부가 이주노동자 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투쟁에 앞장섰던 두 사람을 추방하고 나서도 방글라데시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거짓증언을 하여 국제적인 범죄자로 만들었다"며 한국정부에 강력히 항의할 뜻을 밝히고, 7일 오후 방글라데시 대사관 앞에서도 항의집회를 열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던 명동성당 이주노동자 농성단 80여 명을 용산경찰서 소속 경찰 200여 명이 포위한 상태에서 서울출입국관리소 단속반 50여 명이 달려들어 방글라데시 출신 헉 씨와 네팔 출신 깨비 씨를 연행해 갔다. 이에 대해 샤멀 타파 지부장은 "한국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에 누구보다 앞장서 싸워왔던 명동성당 농성단이 연이어 표적이 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성당 밖 항의집회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