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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논평> 예고된 집단학살, 이라크전쟁을 막아라


오늘(미국 시각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될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의 2차 보고서는 이라크 전쟁의 개시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점에서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무력사용 결의안이 유엔에서 거부되더라도, 즉 유엔의 승인 없이도 전쟁을 개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금 미국은 폭주기관차처럼 전쟁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은 한 민족의 정당한 자결권을 짓밟는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다름 아니다. 미국은 독재자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민주주의를 심기 위해 전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실제 이라크 전쟁의 배후에는 중동 지역의 석유자원을 장악하기 위한 패권다툼이 있을 따름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이라크 민중들이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초반부터 이라크 군의 전의를 꺾기 위해 수백 개의 크루즈 미사일을 집중 발사할 것이라 한다. 표적에서 민간인과 민간인 아닌 사람이 구분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유엔보고서는 전쟁이 발발하면 이라크 국민 50만명이 사망하고 국민의 4분의 1인 7백4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엔 1개월치 식량과 3개월치 의약품만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것이 2003년판 홀로코스트가 아니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러한 터에 공식적인 요청도 들어오기 전부터 참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우리 정부의 태도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김석수 국무총리는 10일 국회 답변을 통해 개전시 한국군의 참전을 거의 기정사실화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또한 학살에 가담하는 제국주의 용병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것이 아닌가? 비전투병만 보낸다 해도 학살을 지원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에 고한다. 한국군 파병 준비를 중단하라. 나아가 세계를 향해 '전쟁을 반대한다'고 당당히 말하라. 한켠에선 '전쟁놀음'이 준비되고 있는 사이, 이라크 민중들에겐 죽음의 공포가 어느덧 숨막히는 일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