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전범민중재판 막 올라

"민중의 손으로 심판"…청와대 소환장 거부


국민들의 반전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파병 연장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전쟁 피해의 책임을 묻는 전범 민중재판이 발의되었다.

부시·블레어·노무현 전범 민중재판 준비위원회는 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중재판 설립과 전쟁범죄 기소운동을 함께 한 2856명의 이름으로 부시·블레어·노무현를 전범으로 기소한다"며 이라크 전범 민중재판의 막을 올렸다. 평화유랑단 문정현 신부는 "부시의 명분 없는 침략전쟁으로 무고한 사람이 죽었고, 한국 정부는 그를 도와 파병하여 전범국가의 국민이라는 치욕적인 칭호를 얻게 되었다"며 "인류의 보편적 양심을 거스르는 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들을 민중의 손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라크의 전쟁피해를 증언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이라크인 살람 씨와 하이셈 씨가 참석했다. 살람 씨는 "이라크의 상황은 정말 처참하다. 특히 팔루자 공격이 시작되고 나서 더욱 그렇다. 월 4천명의 사람이 죽고 있다"며 "우리가 온 마음을 다해 전쟁을 멈추기를 원한다면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살람 씨와 하이셈 씨는 2일부터 5일까지 대구, 대전 등을 돌며 '이라크 전쟁피해자 증언대회'에서 몸소 체험한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 알릴 예정이다.

이날 판사단 이정우 법정 수석판사는 기소장을 수락하고 피고인 부시, 블레어, 노무현 대통령에게 피고 소환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소환장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한 기소인 대표단과 법원 서기단은 경찰에 의해 5미터도 걷지 못하고 바로 저지되었다. 청와대와 경찰 관계자는 "이 서류는 일반 민원과 다르기 때문에 접수할 수 없다. 대통령에서 소환장을 전달한 전례가 없다"며 대표단을 가로막고 공식적으로 접수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소환장을 전달하기 위해 찾아간 미국 대사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찰 병력은 "더 있으면 체포해버리겠다"고 대표단을 둘러싸고 위협하며 대사관 방문을 가로막았고, 대사관은 기소인단과의 통화를 회피하며 소환장을 받지 않았다.

이에 전범재판의 수석 판사인 이덕우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익'을 위해 파병을 결정했던 것이라면 국민의 요구로 열린 민중재판장에 출석해서 당당히 변론을 펼치면 될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7시 고려대학교에서는 전범민중재판 여성 기소인 총회가 열렸다. 이들은 "이라크 전쟁뿐 아니라 모든 전쟁에서 여성에 대해 자행되는 폭력은 일시적이거나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라며 '여성'의 이름으로 전쟁을 반대하고, 부시·블레어·노무현 대통령을 전범으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전범민중재판은 7일 저녁 7시 연세대 백양관에서 열리는 1차 공판 '이라크 침략전쟁과 한국정부의 책임'을 시작으로 9일 3차 공판까지 진행된 후, 11일 선고공판을 끝으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