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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국가인권위, 이대론 안된다"

인권단체들, "인권위 위기 대응방안" 논의


최근 곽노현 국가인권위원(비상임)의 위원직 사임을 계기로 '국가인권위원회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인권위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인권단체들이 긴급 토론회를 가졌다.

2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는 15개 인권단체 공동주최로 '위기의 국가인권위원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현 상황이 국가인권위의 위기국면이며, 인권위의 변화를 위해 인권단체들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인권단체 활동가들의 진단을 종합해보면, 현재의 인권위는 △조직운영상의 위기 △인권적 가치 중심이 아닌 법률적 심판 중심의 사건 처리 △폐쇄적 운영과 외부 비판에 대한 침묵 △신속한 구제 미비로 인한 신뢰성 상실 △인권단체 지지 확보 실패 △타 국가기관으로부터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 △관료적 형식주의와 법적 권위주의를 내세우는 상황 △사무처 직원과 위원들의 무능·무기력·인권에 대한 감수성 부재 △인권단체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관료제 강화 등의 상황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양한 쇄신방향 제출

인권위의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으로는 △인권위 운영과 업무에 대한 전면 공개 △위원회 조직 민주주의를 위한 프로그램의 제시 △인권시민사회단체와의 정책 간담회 정례화 △사무처와 위원간의 운영구조 전면개혁 등의 방안이 제시됐으며, "위원장과 사무총장, 인권위원들의 물갈이 등 인적쇄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제출됐다.

더불어, 류국현 위원 파동을 계기로 불거진 인권위원 인선문제에 대해서도 인권단체들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편, △인권위 설립 이후 인권단체들이 체계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 △상시적으로 인권현안에 관해 인권위를 강제하기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인권단체들 내부의 자성과 연대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출됐다.


대응기구 구성은 유보

이날 토론을 통해 인권단체들의 단일한 대응방안이 도출되지는 못했다.

참석자들은 '인권위의 현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진상조사부터 시작하자'는 방안에 대체적인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인권위 '쇄신'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한 가운데 진상조사에 나서자"(다산인권센터 송원찬)는 견해와 "진상조사 활동 이후 목표를 설정하고 대응기구를 구성하자"(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는 견해 등을 놓고 단체들간의 이견이 조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대응방식은 추후의 논의과제로 유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