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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김록호 정치폭력피해자센터 추진위원

"피해가족의 치유도 필수적"

민간에서 추진중인 정치폭력피해센터는 피해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의 치유도 주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추진준비위의 김록호 위원(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정치폭력피해자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가?

= 공권력에 의한 피해자를 광범위하게 지칭하는 것이다. 고문이나 집회시위 때 다친 사람들, 또는 이념으로 인해 피해입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까지 포함한다.


◎ 5․18특별법, 4․3특별법, 민주화운동명예회복보상법 등이 있는데, 특별히 정치폭력피해센터(인권병원)가 필요한 이유는?

= 그 동안엔 각종 인권피해사실을 드러내는 게 주요한 운동목표였다. 그 결과 금전적, 상징적 보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피해자들이 신체적 고통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5․18부상자들의 경우, 정부가 의료보호카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당하게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병원으로부터 차별과 냉대를 받고 있다.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병 환자가 많지만, 그들에 대한 전문재활치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고문피해는 당사자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고통받는 문제다. 피해는 가족에게까지 미치고 있는데, 보상은 당사자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점이 있다. 인권병원이 설립되면 가족들에 대한 치유도 가능해질 것이다. 인권피해자들와 가족들의 회복을 위해서 이는 필수적인 일이다.


◎ 센터를 민간차원에서 설립․운영하는 것인가?

= 궁극적으로 국가가 이 문제를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국가와 관료들에게 이 문제를 믿고 맡기기가 어렵다. 일단, 민간에서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정부로부터 재원을 조달하도록 해야 한다.


◎ 국가로부터 재원을 조달하려면 근거 법규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인권위원회법이 통과되면 법적 근거를 갖고 예산을 지출할 수 있다. 그런데, 법무부가 내놓은 '인권법'(안)에는 관련규정이 없다. 따라서 민간에서 마련한 '인권위원회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 인권위원회법은 법무부의 완강한 저항 때문에 국회통과가 만만치 않은데

= 강력하게 싸울 것이다. 발기인대회를 마친 뒤, 인권위원회법의 국회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 정치폭력 피해 환자를 가리는 기준은?

= '가짜환자'가 찾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너무 엄격한 판정기준을 세우면 정말 치유받아야 할 환자를 놓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