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이주노동자 부부, 농장에서 강제노역

농장주, 대체인력 구하라며 임금 뺏어


노동부와 민주당이 이주노동자의 인권개선을 위한 '고용허가제' 도입방침을 밝힌 가운데에도, 한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 부부는 국내 농장에서 강제노역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부터 경기도 가평군 청평농장(농장주 이동익)에서 일했던 미등록노동자 프리얀타(가명, 스리랑카)․닐미니(가명) 부부는 하루 14시간 근로에 두 사람을 합해 130만원에 불과한 임금을 받아왔다. 이들이 열악한 근로조건을 못 견디고 8월부터 퇴사를 요청했으나, 농장주는 이들에게 대체인력을 구하지 않고 퇴사할 경우 임금도 지급하지 않겠다며 을러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프리얀타 부부는 9월 29일 대체인력을 구한 뒤 농장을 떠나려 했다. 그러나 새로 고용된 2명이 일하기를 거부하자 농장주는 프리얀타 부부의 퇴사를 막고 임금 120만원을 빼앗은 채 다시 노동을 시켰다. 그 과정에서 농장주는 지역의 경찰관을 대동한 가운데 "일 안하고 가면 집(스리랑카)으로 보내 버리겠다"고 위협했으며, 경찰관은 수갑까지 꺼내들며 이를 거들었다.

이러한 사실은 '안양 전진상 복지관 이주노동자의 집'(관장 이금연, 아래 이주노동자의집)이 지난 5일 청평농장을 방문, 프리얀타 부부를 직접 데리고 나오면서 확인됐다.

프리얀타 씨는 27일 경기도경 감찰부 직원에게 "빼앗긴 임금 1백20만원, 오토바이 2대, 9월 29일부터 10월 5일까지의 임금을 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나쁜 짓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농장주는 지난 26일 이주노동자의집 활동가에게 경찰관을 대동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한국사람이 왜 외국사람편을 드느냐"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한편, 이주노동자의집 활동가 박점관 씨는 "미등록 노동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본국으로 보내 버리겠다는 말"이라며 "업주들은 이런 약점을 파악하고 저임금과 강제근로를 통해 돈벌이를 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