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논평> 의사폐업과 호텔롯데의 '부적절한 관계'


"불법과 폭력으로 집단 의사를 관철시키겠다는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기위해)…공권력을 투입하게 된 것. 따라서 '롯데호텔'은 의료계 파업 등과 관련이 없음" 이상은 경찰청이 밝힌 6․29 롯데호텔 공권력 투입의 배경이다.

우리는 정부가 "관련이 없다"고 밝힌바와는 달리 이번 롯데호텔 공권력 투입이 의료계 파업이나 한겨레신문사 난입사건과 아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본다. 정부는 문제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른 사건들을 도매금으로 '폭력적 집단이기주의'로 몰아 억지로 관계를 만들었고, 사회․경제적 '파워집단'에게 짓밟힌 공권력의 자존심을 여성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부분인 '약체집단'에게서 회복하려 들었다.

성찬이 차려질 뷔페 식당 테이블 밑에 기어 들어가 부족한 잠을 보충하며 일한 노동자, 정규직보다 30-40%나 적은 임금밖에 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요구한 것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 ▲숨 좀 돌리며 일할 수 있게 적정인력을 확보해달라 ▲정부가 노동자에게 지급하라고 한 봉사료를 딴 데 쓰지말고 돌려달라는 것이었다.

정부에게 사전이 있다면 '집단이기주의'가 아닌 '생존권'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진압 경찰을 풀어 사냥개처럼 노동자들을 쫓기 전에 그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사업주와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라고 '강권'하고 싶다. 롯데호텔 노동자들이 지난 3월부터 요구한 교섭에 회사는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교섭을 회피하다가 단체협약의 일방중재신청조항에 따라 '일방적으로' 중재를 신청하면 회사는 노동자의 손발을 묶어둘 수 있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낸 중재신청을 무시하고 파업을 하면 정부가 '불법'이라며 공권력을 투입해주기 때문이다. 롯데호텔노동자들은 단체행동권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일방중재신청에 더 이상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하고, 이 조항을 폐지할 것을 요구해왔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찾기 위해 '걸림돌'을 제거하려면 그 걸림돌을 차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또 하나, 정부가 이번 롯데호텔 진압의 한 이유로 든 것은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1급 호텔의 파행적 운영으로 국가이미지 훼손이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외국친구가 많다고 자랑하는 김 대통령은 '인권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새벽 4시에 노동자를 토끼몰이하는 명장면을 보여준 그는 어떤 국가이미지를 만들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