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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8.15특사 - 양심수 94명 석방, 9명 감형

비전향장기수 17명 전원 등 360명 사면 제외

법무부는 14일 오전 10시 8․15특별사면 내용을 발표하며, 준법서약서를 제출한 ‘공안사범’ 104명 가운에 94명을 형집행정지․가석방 등으로 석방하고 9명에 대해 ‘감형’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사면 조치로 진창식(19년 구금, 2000년 9월 만기 행방불명자 가족 사건)씨와 구미유학생 사건(85년)의 김성만, 양동화, 황대권 씨등 10년 이상 구금중인 장기수 21명이 석방되며, 사노맹 관련자 4명 가운데 박노해, 백태웅, 남진현 씨가 풀려나게 됐다. 또 92년 남한조선노동당사건 관련자 13명 중 김낙중, 손병선 씨 등 9명이 형집행정지 및 가석방등으로 풀려나고 94년 구국전위 사건의 정화려 씨가 석방된다. 학생운동 관련자 가운데엔 기결수 127명 가운데 준법서약을 한 46명이 석방된다.

감형대상으로는 구국전위 사건의 안재구(무기형) 씨와 무하마드 깐수(정수일), 97년 이석․이종권 치사사건 관련 대학생등 9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정부는 우용각(40년 구금) 씨등 28년 이상 복역중인 초장기수 17명 전원을 사면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13년 이상 구금중인 장기수 가운데 39명 가운데 21명을 사면에서 제외했다. 또 사노맹의 현정덕(8년형),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의 최호경(무기), 장창호(12년형), 조덕원(8년형) 은재형(6년형), 구국전위 사건의 류락진(8년형) 씨 등이 준법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면조치에서 제외되는 등 모두 3백60명의 양심수가 이번 사면에서 제외됐다.


헌정파괴․부정축재범 모두에겐 관용

정부가 이번 사면조처에서 준법서약을 기준으로 양심수들을 선별석방한 반면, 5․18, 12․12사건의 헌정파괴범들과 전․노 두 전직대통령 부정축재사건 관련자에 대해선 전원 복권조치를 내렸다.

특별복권조치된 사람은 정호용, 황영시, 차규헌, 허화평, 허삼수, 이학봉, 장세동, 최세창, 주영복, 이희성, 박종규, 신윤희(이상 5․18, 12․12 관련자), 안현태, 이현우(전직대통령 부정축재사건) 씨등이다.

박상천 법무장관은 “국민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특별복권한 것은 △지난해 석방 이후 근신해 왔고 △이들보다 죄상이 중한 전․노 씨가 이미 사면․복권되었기 때문에 이들만 복권시키지 않는 것이 ‘동일 사건에 있어서의 형평’에 어긋나고 △국난극복을 위한 국민대화합 취지”라고 밝혔다.


‘한보’ 관련자․권노갑 사면

정부는 또 ‘한보’ 사건 관련자 가운데 권노갑, 정재철, 최두환, 정태영, 하근수, 박희부 씨등 정치인과 우찬목, 손홍균 씨등 금융인들을 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히 권노갑 씨등 비리연루자 및 헌정파괴범들에 대해선 전원 잔형면제나 형선고실효 및 복권 등을 통해 공민권을 완전히 회복시키면서도, 풀려나는 양심수 94명에겐 모두 가석방과 형집행정지 처분만 내렸을 뿐, 실질적인 사면조치는 단 한명에게도 내리지 않았다.


가정폭력 피해자 석방, 페스카마호 관련자 사면 제외

한편, 페스카마호 선상반란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전재천 씨등 조선족 동포 6명 모두는 각계의 사면탄원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처에서 제외됐으며, 다만 파키스탄인 사형수 2명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는 등 외국인 수형자 147명중 79명에 대해 사면조처가 내려졌다. 이중 77명은 형집행정지로 석방후 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또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중, 우발적 살인에 이른 임순란, 박옥랑, 박명자 씨등 여성 3명이 석방된다.


준법서약 실사(實査), 보안관찰 강화 시사

박상천 법무부장관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준법서약서 작성에 있어 담당검사의 면담을 통해 ‘재범의 위헙성’에 대한 검증절차를 가졌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에서 안보에 허점이 생길 것을 걱정하나, 만기전에 석방되는 공안사범은 ‘준법서약’을 하며, 이후 ‘보안관찰법’에 의한 관찰을 받게 되기 때문에 지나친 걱정”이라고 말해 보안관찰법 적용의 강화를 시사했다.


인권․사회단체, “분노…규탄”

이날 발표된 8․15사면조치와 관련, 민가협․인권운동사랑방․전국연합 등 인권․사회단체들은 일제히 실망과 규탄,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거 어느 정권보다도 인권을 강조한 김대중 정권이 과연 김영삼 정권, 그 이전의 정권과 무슨 차이가 있는 지 묻고 싶다. 지난 정권의 전철을 되밟고 있는 김대중 정권을 규탄해 마지 않는다. 법무부는 5․18관련자 등 헌정파괴범 모두를 복권조치하면서 ‘죄상이 중한 전두환․노태우 등이 이미 사면․복권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사노맹 사건에서 죄상이 중한 박노해, 백태웅 씨를 사면하면서 현정덕 씨를 제외한 것과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에서 김낙중, 황인오 씨 등을 석방하면서 장창호 씨 등을 계속 구금하는 것 등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출소 공안사범에게 보안관찰법 적용을 통해 일상적인 감시와 통제를 가하겠다는 것은 김대중 정권 인권정책의 전면적인 후퇴다.”(인권운동사랑방,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한보비리나 선거사범, 12․12, 5․18 관련자들은 무더기로 별다른 조건없이 사면하면서 유독 양심수에 대해 준법서약을 적용해 선별 석방한 것은 지극히 형평성에 어긋난 것이다. 정부가 준법서약을 통해 양심수에 대해 또다시 선별적 조치를 내린 데 대해 국내외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전국연합)

“준법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은 양심수들을 모두 제외시킨 것은 준법서약 자체가 비인도적 제도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 지난 3․13 경축특사가 미흡했음에 대해 ‘정권 초기라 경황이 없었고 조속히 양심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통령의 말만 믿고 애타게 기다려 왔는데, 이번 8․15 사면이 또다른 절망감만 안겨주게 되었다.”(민가협)

“전체 양심수 455명중 94명만이 석방된 데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국가보안법, 보안관찰법 및 준법서약제도를 하루속히 폐지하고 모든 양심수를 조건없이 석방하기 바란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8․15 경축 특사에 관한 담화를 접하며 현 정부의 인권정책과 인권 개선의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5․18, 12․12사건 관련자들은 모두 사면, 복권하며 준법서약을 빌미로 대다수의 양심수들은 그대로 감옥에 가두어 놓는 정부의 방침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공안사범 94명만이 석방되고, 석방이 되어서도 보안관찰법에 의해 보안관찰 대상이 된다는 것은 현정부의 인권개선의지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 가석방(69명)

1. 행방불명자 가족 사건 - 진창식(19년 구금) 김태룡(19년 구금) 석달윤(18년 구금) 안승윤(17년 구금) 박동운(17년 구금)

2. 납북어부 사건 - 김정묵(16년 구금) 이상철(15년 구금) 정영(15년 구금)

3. 재일동포 사건 - 김장호(16년 구금) 박수관(15년 구금) 서순택(9년 구금)

4. 일본관련 사건 - 유재선(15년 구금) 서경윤(14년 구금) 이장형(13년 구금) 문철태(13년 구금) 강희철(12년 구금) 김기문(9년 구금) 김천태(5년 구금) 최봉석(2년 구금)

5. 월남자 사건 - 함주명(15년 구금)

6. 방북 사건 - 박영희(6년 구금)

7. 구미유학생사건(1985년) - 김성만 양동화 황대권

8. 사노맹 - 백태웅(6년 구금)

9. 남한조선노동당 사건(92년) - 변의숙 심금섭 양홍관 이경섭 함정희 황인욱

10. 월북기도 사건- 최수열(11년 구금) 이복헌 이재익

11. 구국전위 사건(94년) - 정화려

12. 학생운동 관련자

강호진(제주대) 고진영(목포대) 곽동주(경북대) 권영보(미문화원 점거) 김봉준(부경총련 의장) 김영복(한총련 사무처장) 김용지(범청학련 정책실장) 김정훈(한총련) 김종태(단국대) 김태규(국민대) 김태완(홍익대) 박정윤(경희대) 박준선(국민대) 박현우(제주대) 박휴상(전남대) 박희정(경북대) 송계호(한총련 정책실장) 신선호(한양대) 안상묵(서남총련 의장) 이오영(명지대) 이윤희(96 연대 사태) 이종명(경상대) 이형민(전남대) 정선(서총련 조통위장) 정혁남(서부총련 의장) 최지훈(부경총련 의장) 홍성이(한총련 연사위원장) 황상우(서부총련 집행위장)
13. 기타 - 서래스님(잠입․탈출) 강병연(범민련 관련) 안종수(북부노동자회). 허정길(87년 6월항쟁 관련, 11년 구금) 곽재진 송유진


■ 형집행정지(25명)

1. 남한조선노동당(94년) - 김낙중 손병선 황인오

2. 사노맹 - 남진현 박노해

3. 학생운동 관련자
김동 김태헌 윤재호(이상 부산외대 자주대오) 박은배(충북총련) 이성진(한총련 출범식) 김정호(강남대) 박진빈(단국대) 송원천(목포전문대) 신영관(조선대) 안혜숙(목포대) 전행란(목포대) 오민준(조선대) 오영욱(경북대) 윤주형(충북대) 이제윤(고려대) 최재혁(96 연대 사태) 이승재(96 연대 사태)

4. 기타 - 류융범(구국전위 관련) 강순정(범민련) 박정상(숭당마을 철거 관련)


■ 감형(9명)

안재구(구국전위) 정수일(간첩 사건) 강성일(중앙대) 박수기(전남대) 설증호(96 연대 사태) 길소연(한양대, 이석 치사사건) 이호준(건국대, 이석 치사사건) 장형욱(목포대, 이종권 치사사건) 전병모(순천대, 이종권 치사사건)


■ 주요 미석방 양심수

1. 우용각(40년 구금) 씨 등 초장기수(28년 이상 구금) 17명 전원

2. 조상록(일본관련, 20년 구금), 손성모(남파 사건, 17년 구금), 신광수(남파사건, 13년 구금) 강용주(구미유학생 사건, 13년 구금)

3. 사노맹의 현정덕(8년형),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의 최호경(무기), 장창호(12년형), 조덕원(8년형) 은재형(6년형), 구국전위 사건의 류락진(8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