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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5.18 광주 방문기

정부 5.18기념식에서 쫓겨난 사람들


광주, 그 처절했던 항쟁이 있은지 17년 만에 학살주범의 일부가 법정에서 중형을 받았고, 5월 18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었다. 여느 해보다 더 기쁜 마음을 안고 17일 밤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로 향했다.

다음날 아침 망월동. 이게 웬일인가. 망월동 묘역에 들어서는 길 곳곳에는 백골단과 전투경찰이 배치되어 있었다. 신 묘역의 단장은 어처구니 없게도 5․18 열사들과 5, 6공 시절 숨져간 열사들을 갈라놓고 있었다. 그래서 이내창 열사, 이한열 열사들이 잠든 '구 묘역'에서 참배를 마치고, 새로 단장한 5월의 영령들이 잠든 '신 묘역'으로 향했다.

그러자 시민, 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의 발길을 백골단이 막아 나섰다. 이유를 물으며 항의하자 '지금은 정부에서 기념식을 하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는 답변이다. 그곳엔 '공식 초청된 인사'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곧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밀고 밀리는 몸싸움 속에 부상자가 속출했고, 주위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합세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 힘은 백골단과 전경의 저지선을 뚫고 신 묘역으로 향했다. 높이 선 기념탑 앞에서 의식을 거행하는 도중 분노한 시민들은 '대통령 김영삼'이라 쓰인 화환을 발로 뭉게 버렸다.

수많은 참배객들의 분노에서 '5월문제 완전해결'은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민우(과거청산국민위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