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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논평> '인권'의 이름으로 네이스 강행을 반대한다


지난 1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가 추진중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네이스, NEIS)에서 개인정보영역을 제외하라는 권고를 전달할 것은 정보인권에 무감각한 우리 사회에 최소한의 원칙을 제시한 사건이었다. 더욱이 네이스를 추진 중이던 교육부가 국가인권위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공언한 마당인지라 교육부가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그대로 수용할지도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결국 교육부는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오는 26일 시도 교육감회의를 거쳐 보건 영역만 제외한 채 네이스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의 결정이 지나쳤다고 평가하고, 현행 네이스 강행에 반대하는 전교조가 "독선적이고 극단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고 몰아붙이면서 교사들이 연가투쟁에 나설 경우 형사처벌까지 하겠다는 강경대응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인권위의 권고도 무시하고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자기정보통제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교육부에 돌아가야 마땅한 것이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인권을 무시하는 네이스를 강행하라고 교육부를 부추기고, 정부가 직접 국민들의 인권을 짓밟으라고 선동하고 있는 작금의 형국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거듭 밝히거니와 네이스는 학사행정 이전에 '인권의 문제'다. 현대 정보사회에서 개인정보가 전 국가적 차원에서 집적되는 일만큼 위험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하기에 우리는 전국민 감시체제를 구축하게 될 네이스를 강행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어떠한 명분을 들이댄다 하더라도 현행 네이스의 추진을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인권의 관점과 원칙은 무시한 채 보수언론과 보수교원단체와 대통령까지 나서서 부추긴 네이스의 강행이 교육부에 의해 공식 선언되는 오는 26일을 주목한다. 그 날 드디어 우리나라는 네이스 구축을 통한 전 국가적 정보감시체제를 향해 달음질쳐 갈 것이고, 정부에 의한 대규모 마녀사냥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명목상의 인권 허울도 모두 벗어버리고, 결국 인권의 침해자로서의 정부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인권의 이름으로 온몸을 던져 정부의 네이스 강행을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