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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찰들, 만장 뺏고 영정 깨고

고 이기순 씨 용산미군기지 앞 영결식


지난 9월 7일 미군에게 살해당한 고 이기순 씨의 영결식이 2백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낮 12시 용산미군기지 제1정문 앞에서 열렸다.

이날 영결식은 사전 신고된 집회였으나 5백여 명이 넘는 전경과 백골단이 나타나 만장을 빼앗고 영정을 깨뜨리는 등 영결식을 방해했다.

이에 전국연합 미군기지대책위원장 김용한 씨는 “경찰은 영결식이 집회신고 사항이 아니라고 하더니, 이제와서 신고서에 장례식순이 빠져있다고 억지부린다”며 “경찰 관계자를 집회방해와 집시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복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윤금이 씨의 죽음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한국에 오는 미군들은 한국민을 벌레나 식민지 노예로 보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분개했다.

또한 한명희 여연 공동대표는 “고 이기순 씨의 죽음은 권력 유지를 위해 외면당한 외로운 죽음이자 살인이었다”며 울먹였다.

연대사를 하기 위해 일본에서 온 오꾸무라(「평화로운 목소리를 올리자」소속) 씨는 “오키나와에서도 미군이 주둔한 기간 동안 민사사건만 3만여 건이 넘게 발생했다”면서 “역사에 살인자라는 수치스런 이름을 남기 기 전에 미군은 철수하라”고 주장했다.

영결식에 이어 참가자들이 서울역으로 보도 행진에 나서자, 전경과 백골단은 행렬이 들고 가는 깨진 영정까지 빼앗아 참석자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고 이기순 씨는 동두천 기지촌 여성의 공동묘지인 동두천 상패동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