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해고자 복직은 새로운 노사관계의 출발점

재야 노동계 해고자의 자율적인 교섭에 의한 복직 촉구


최근 이해찬 서울시 부시장이 서울지하철 해고노동자의 노사자율 원칙에 의한 복직에 대해 발언한 것과 관련해 노동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서자 재야노동계를 중심으로 이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먼저 정부측의 입장을 보면, 진념 노동부장관은 1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해고자 복직과 손해배상소송 취하 등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와 관련한 업무처리 지침을 작성해 지방자치단체에 시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총도 노동부와 같은 입장을 취했는데, 12일 30대 그룹 인사와 노무담당 임원회의를 갖고 "해고노동자 문제는 장기적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해 결코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대해 해고 노동자들은 즉각적인 항의집회로 강력히 맞서고 있다.

[민주노총(준) 전국 구속·수배·해고노동자 원상회복특별위원회](위원장 장영길, 전해투)]는 14일 오후4시 마포 경총 앞에서 40여명이 모여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허영구 민주노총(준) 집행위원장, 양윤모 서울지하철해고자협의회 의장, 이영진 전해투 집행위원장 등 3명은 경총의 우종관 상무이사 등을 만나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18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전해투는 "노동부가 노동쟁의조정법 2조에도 명기되어 있는 해고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것은 노사문제를 파행적 대립구도로 몰아가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노동부와 경총에 대해 해고노동자 복직문제는 노사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발언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정부에 대해서 "노동자들의 순수한 요구를 왜곡하고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경총을 즉각 해체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해고노동자 문제는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진념 노동부장관의 발언은 지난 7월초 울산지법이 해고자 문제를 교섭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것과 상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수 변호사는 "해고자 복직문제는 정부와 회사의 노조활동 탄압으로 비롯된 것이므로 이들을 원상회복 하는 데서부터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사안이나 사업장의 특성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잘못된 과거를 정리하고 노사관계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부와 경총 입장에 반대하는 성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와 전국연합은 성명을 발표하고 "경총이 주장하는 대법원 판결이 있기 전의 복직불가와 관련해 볼 때, 올해 개별기업 단체교섭에서의 복직합의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해고자 복직과 관련한 지방자치단체의 해결 방침에 대해 노동부가 제동을 거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지하철 노조의 지적대로 올해 단체협상에서 상당 부분 복직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올해 단체협상 과정중 많은 사업장에서 해고자 복직이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데, 해고자 복직이 공식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경영자측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14일까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