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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 채은아 (민가협 구속학생학부모협의회 간사)


-목요집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사회전반에서 기대가 많았던 것처럼 민가협 어머니들 역시 현 정권이 양심수 문제를 선결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사상 최대의 사면이라 떠들썩했던 ‘3·6 대사면’ 때도 양심수의 27%인 1백44명이 석방되었을 뿐이다. 광복절 때는 단 1명도 감옥문을 나서지 못했는데 더 이상 어머니들은 양심수 석방에 기대를 걸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과거처럼 끊임없이 싸우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독교에서 고난일을 상징하는 목요일을 집회 일로 잡게 되었다.


-목요집회에 참석자들과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늘 참석하는 어머니들은 20-30명 정도이다. 매 집회마다 1백여 명이 참석하는데 이중에는 항상 목요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탑골공원을 찾는 할아버지, 주민들이 목요일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가 집회준비를 도와주기도 하고 음료수 등을 사다주기도 한다. 때로는 지나가는 시민이 후원금을 건네기도 하고 후원회원이 되고 싶다고 민가협으로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집회에서 자주 등장한 주제는 무엇인가.

=‘세계최장기수 김선명 석방’, ‘조작간첩 사건’, ‘고문’, ‘국가보안법’, ‘양심수’ 등 많은 주제가 다뤄졌다. 요즘 들어선 ‘신공안정국의 인권탄압’을 주제로 삼고 있다.


-기억에 남는 집회는.

=문익환 목사님 추모집회 때다. 저는 물론이고 어머니들이 참으로 많이 울었다. 목사님께서는 목요집회에 자주 나오셨는데 그때마다 강기훈 씨 사진을 들고 서 계셨다. 우연찮게도 그 주 집회준비를 하는 회의에서 문 목사님을 모시자는 얘기를 하던 중 문 목사님의 죽음소식을 듣게 되었다. 추모집회를 하면서 얼마 전 까지도 집회에 함께 계셨던 모습이 떠올라 슬픔은 더했다.

또 올 6월 우리 나라를 찾아온 아르헨티나 오월광장 어머니들과 함께 한 명동성당 집회가 유별나다. 6·10 항쟁의 상징인 명동성당에서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반인도적 범죄자처벌을 외쳤었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아주 가끔 어머니들이 지친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변함 없는 현실을 보면서 줄기차게 외쳐온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간 집회의 성과는 무엇이고 앞으로 계획은.

=꾸준히 국가보안법철폐와 양심수석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구속자 가족들이 주체가 되어 지속적으로 싸움을 벌여나가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감옥에 갇힌 양심수 석방을 요구하며 굳건히 목요집회를 지켜나가는 것은 모든 어머니들의 다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