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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3차 유엔 아태 지역 인권워크샵 지상중계


워크샵은 의장으로 선출된 한국정부 대표인 박수길 외교안보연구원장의 개회선언으로 공식 개막되었다.

첫 개막연설을 한 한승주 외무부장관은 “이번 워크샵이 한국에서 열린 첫 번째 국제인권회의”라고 지적하면서 “작년 2월 문민정부의 출범으로 이런 회의가 가능하게되었다”며 민주주의, 자유, 복지 및 인권 등의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는 새로운 한국정부의 외교정책을 소개하였다. 한 장관은 ‘인권, 민주주의 및 발전의 상호연관성’을 언급하면서 “민주주의와 인권만이 개인의 잠재력의 완전한 실현을 보장해주고 이는 정치, 사회 및 경제적 발전의 기본을 이룬다”고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한 장관은 ‘아태 지역이 지역인권기구가 아직 설립되지 않은 유일한 지역’임을 지적하면서 인권분야의 공동 현안에 관한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아태 지역 인권포럼을 설립할 것을 제안하였다.

호세 아얄라 라소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93년 6월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서 유엔 인권관련기구의 업무 조정과 효율성의 증대를 위해 인권고등판무관제도의 설립이 제안되었고 이어서 열린 93년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자신이 첫 고등판무관으로 선출되었다”며 자신이 판무관이 된 배경을 설명하였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 인권관련활동의 효율성은 각 국 정부의 의지와 투신에 달려있다”며 정부의 협력을 당부하였다.

라소 판무관은 “유엔의 인권관련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행동(Preventive Action)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예방행동은 가장 폭넓은 차원에서의 인권에 관한 정보의 확산과 배포 그리고 국제인권규범과 기준들이 각 나라에서 실현되는데 달려있다”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 유엔 인권센터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하였다. 라소 씨는 아태 지역에서 지역인권기구와 국민인권기구의 설립에 대한 유엔 인권센터의 관심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을 설명하고 나서 “이번 서울 워크샵이 ‘비엔나 선언과 실천계획’의 여러 권고 안 가운데 인권의 보호와 신장을 위한 국가차원의 실천계획의 개발, 아태 지역에서 인권교육의 촉진을 위한 전략의 개발, 그리고 아태 지역의 국가들에 의한 국제인권조약의 비준 촉구와 그러한 국제인권기준의 실현의 실천적 함의의 검토라는 세 가지 주제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고 말하였다.

두 개막연설에 따른 휴식시간 이후 3명의 전문가가 각각 주제발표를 하였다.

첫 발표자인 법무부 소속의 주광일 씨는 한국적 상황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인권의 실현이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를 하였다.

곧 이어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방콕 주재 국제아동기금(UNICEF) 아시아 자문위원인 퓨리피케이션 큐손빙 여사는 인권의 보편적 문화를 위해서 “민주화(Democratization), 탈 집중화(Decentralization), 탈 정치(Depoliticization)”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큐손빙 여사는 “유엔의 인권관련기구가 제네바, 뉴욕 등 서방국가에 집중되어 있고, 인권위원회에 여성의 참여가 극히 제한되어 있고, 민간단체(NGO)가 접근하기 어려운 점” 등을 나열하면서 유엔기구의 민주화와 탈 집중화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인권이 사실 가장 정치화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서 인권에 관한 기본적 원칙이 확인된 만큼 정치적인 해석이나 불필요한 논의에 얽매이지 않고 인권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에 집중하자”고 제안하였다.

세 번째 발표자인 이집트 출신의 이브라힘 바다위 엘 세이크 전 아프리카 개인 권 및 민중 권 위원회 의장은 아태 지역에서의 인권의 개념을 둘러싼 논쟁을 의식한 듯 “아프리카 인권헌장은 인권의 보편성과 특수성이 서로 갈등관계에 있다고 보지 않았고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B규약)와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A규약)에 대해서도 종합적 입장을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인권의 보편성과 특수성은 인권이라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설명하면서 “인권보장 없이 안보와 번영이 이루어 질 수 없으므로 특정 상황을 핑계로 보편적 인권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개인의 사회에 대한 의무가 아프리카 인권헌장에 명시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아프리카의 문화적 전통과 보편적 인권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세 명의 발표가 끝난 후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몽고, 호주, 이란 등의 정부대표자가 발표에 대해 간단히 논평을 하였다. 이어서 신혜수 한국 정대협 대표는 “정신대문제가 유엔인권기구를 통해서 어떻게 문제제기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나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지역인권기구에 민간단체(NGO)가 보다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휴식 후 재개된 회의에서는 워크샵의 첫 주제인 지역인권기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필리핀의 큐손빙 여사는 “아태 지역에서 지역인권기구의 발전에 관한 최근의 시도들”에 대한 발제에서 먼저 냉전종식, 남북의 경제적 갈등 심화, 종족갈등의 등장, 대량학살, 강화되는 지역이기주의 등 지구적 차원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그는 또한 아태 지역에서 드러나고 있는 비관적인 경향을 몇 가지 나열하고 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부터 시작된 지역인권기구에 대한 정부대표들의 논의 진전과 93년 3월 방콕 세계인권대회 아태 지역 민간단체회의의 성과를 희망적 징표의 예로 들었다. 큐손빙 여사의 발표 후 몇몇 정부대표가 이에 대한 논평을 하였고 본격적인 토론은 다음날 다시 열기로 하고 하루 일정을 모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