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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김춘도순경 사망사건 배병성 무죄석방

20일 선고공판 엄격한 증거주의 채택, 검, 경 무리한 수사 제동


서울 형사지법 합의24부(재판장 변도걸 부장판사)는 20일 김춘도 순경 사망사건과 관련 구속기소된 배병성 씨(21,외대 용인캠퍼스 경영정보 3)의 특수공무집행 방해치사 혐의에 대하여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시위에 참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무죄선고가 내려지자 재판을 방청하던 가족과 학생 150여명은 일제히 재판부와 배씨에게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배씨는 이날 오후 4시 30분 경에 서울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씨가 김순경을 발로 차 숨지게 했다는 물증이 전혀 없는 데다 현장을 목격했다는 유일한 목격자인 가스배달원 신아무개 씨의 진술도 자주 엇갈리는 등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신씨가 주장하는 범행목격 시간이 처음 경찰 조사 때의 10여 초에서 이후 1-2초 또는 몇초로 계속 번복했고, 또 사건 당시 7-8m떨어진 곳에서 옆모습만을 목격했으면서 경찰조사에서 배씨를 범인으로 단정한 것은 경험칙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도 "배씨가 경찰에서 자백을 한 것은 불법감금 상태에서 4일 동안의 불법 감금 상태에서 자백을 강요받아 어쩔 수 없이 진술한 점이 인정되는 데다 재판과정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 능력이 없다"고 밝힘으로써 그동안 경찰과 검찰의 가혹수사 등 무리한 수사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았다.

특히 현직 경찰이면서도 살인누명을 쓰고 항고심에서마저 12년을 선고받고 1년 만에 진범이 잡혀 풀려난 김기웅 씨 사건에 뒤이은 이번 판결이 검, 경의 엄격한 증거주의에 입각한 수사관행이 정착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김기웅 씨 또한 "동료 경찰의 강압과 협박, 잠 안재우기 고문 등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었다.

그동안 경찰은 지난 6월 12일 한총련 집회과정에서 김춘도 순경이 사망하자 평화시위를 증거도 없이 각목, 쇠파이프 등을 사용한 과격시위라고 몰아 부치며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을 무더기로 연행하다 별다른 성과가 없자 가스 배달원 신씨의 진술만을 토대로 배씨를 6월 27일 강릉집에서 강제 연행하여 58시간 동안 불법수사를 벌이다 29일 변호사의 항의로 풀어주었으나 2시간 후에 다시 연행했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협박, 폭행, 잠안재우기 등의 가혹행위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한편 지난 1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논고를 통해 "이번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신아무개 씨가 배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경위가 자연스럽고 진술이 객관적이어서 배씨의 범행 사실이 충분히 입증된다"며 "배씨가 김순경을 발로 차 쓰러뜨리고도 계속 범행을 부인하고 수사기관을 매도하는 등 개정의 정을 보이지 않아 중형을 구형한다"며 10년형을 구형했었다.

이에 대해 백승헌, 유선호 변호사는 "이 사건은 당시 수사기관이 애초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송아무개 씨 등을 범인으로 지목했다가 증거가 없자 뒤늦게 나타난 다른 목격자의 진술만으로 배씨를 구속기소 하였으나, 김순경의 폭행상황에 대한 목격자의 진술조차 모순되는 부분이 많아 배씨는 무죄"라고 주장했었다.

배씨는 최후 진술에서 "당시 시위현장에서 경찰관 폭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며 "경찰에서의 자백은 변호인 접견이 묵살되고 4일 동안 불법 감금한 상태에서 허위자백을 강요받아 이루어 진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