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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서울대 교수 성희롱 사건 경과


그 동안 개인적인 문제로 무시되거나 묵인되기만 했던 성희롱 문제가 한국에서는 최초로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가해자인 신교수(52세)는 서울대 화학과 교수로서 여자 조교들을 여러 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희롱하고 거절할 경우 부당 해임시켰음이 밝혀지고 있다. 피해자 중의 한 사람인 우조교(25세)의 경우, 우조교가 발령을 받기 2-3개월 전부터 출근할 것을 요구하며 기기 연수 등을 명분으로 원치 않는 신체접촉(뒤에서 껴안거나 손과 어깨를 어루만지는 등)과 집요한 데이트(등산과 여행을 함께 가자)를 강요했다.

그러나 우조교가 신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태도를 바꾸어 우조교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업무량을 업무 수행 능력 이하로 제한) 함으로써 업무 소홀 이라는 평가를 받게 하였고, 우조교가 이에 굴하지 않고 참고 견디자 7월 1일부터는 출근하지 말라는 일방적인 통고를 해왔으며, 우조교는 임기 만료일(93년 8월 31일)이 되기도 전에 부당 해임되었다.

이에 우조교는 서울대학교 총장과 교육부 등에 신교수의 성희롱 사실과 부당 해임에 대하여 탄원과 진정서를 냈으나, 어떤 해답도 듣지 못했고, 마침내 서울대 교내에 학교 교육의 실추된 도덕성과 수 차례에 걸친 신교수의 성희롱 사건을 대자보를 통해 밝혔다.

이후 서울대 총학생회와 대학원 자치협의회 등은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여 우조교의 대자보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하였으나, 오히려 신교수는 우조교를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로 고소하였다. 한 편 우조교는 신교수와 서울대학교 총장에 대하여 성희롱으로 인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또한 이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하여 10월 19일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 공동대책 위원회’(성폭력 특별법 제정 추진 특별 위원회, 서울대 총학생회, 대학원 자치회 협의회)를 구성하여 교육부 등에 진정서 보내기, 성희롱 피해 상담 창구 개설, 공개 토론회, 홍보 활동 등 각종 연대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