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이야기

사랑방 지금 어디쯤 와있나?

6월 6일은 공휴일이었지만 사랑방 사무실은 북적였습니다. 상임돋움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오랜만에 사랑방의 '운동전략'을 돌아보는 워크숍을 열었거든요. 한때 사랑방에는 '전략 깔대기'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모든 활동가들이 '전략'을 입에 달고 살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단체 창립 20주년을 맞아 1년 여 동안 평가와 토론을 하면서 '운동전략'을 세우고, 앞으로 사랑방의 활동방향을 힘들게 잡아갔습니다. 그게 2013년이니 벌써 6년이나 지났네요. 그동안 사랑방이 우리 나름의 전략 속에서 해왔던 시도가 무엇이었는지, 잘해온 게 무엇이고 부족한 건 뭔지 짚어보는 중간평가 자리를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끝날 이야기는 아니어서 연속 워크숍으로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운동전략 평가 워크숍을 하게 된 건, 안식년인 활동가 없이 모두 모이는 해이기도 하고 작년 이후에 새롭게 사랑방 활동을 하게 된 활동가들이 여럿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략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게 6년여 전에 세운 전략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그 동안 사랑방이 어떤 방향과 목표로 걸어왔고, 앞으로 사랑방이 가려는 곳이 어디인지를 함께 그려보는 작업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사랑방의 시도와 변화들

 

‘대중의 힘을 변혁적으로 조직하자’는 말은 사랑방의 운동전략을 표현하는 슬로건입니다. 사랑방에서는 ‘대변조’라는 훨씬 친숙한(?) 말로 불리고 있습니다. 변혁이라는 말은 이 사회의 억압과 폭력이 구조적이라는 인식 속에서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지향을 드러냅니다. 과거에 사랑방이 진보적 인권운동을 표방했을 때처럼 말이죠. ‘대중’은 특정한 집단을 지칭하는 말이기보다는 지금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삶의 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입니다. 이들과 함께 이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흐름을, 운동을, 힘을 조직해보자는 게 사랑방의 운동전략입니다.

그렇게 안산에서 ‘월담’을 시작했습니다. 신자유주의가 바꿔 놓은 삶의 모습과 노동현실에 대한 비판들은 많지만, 비판을 넘어 이런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변화의 계기들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겪어도, 임금을 덜 받아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퇴사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노동자들과 공단에서 다른 이야기를, 움직임을 만들고자 합니다. 집회시위 과정에서 당한 경찰폭력을 울분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 인권의 언어가 투쟁의 언어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다양한 차별 경험의 주체들이 거리로, 광장으로 나서면서 차별이 특수하거나 개인적인 경험이 결코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집단적인 운동을 통해 알려나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운동에 함께 하면서 비극적인 재난참사 경험이 이후 ‘운동’이 되기 위해 필요한 언어와 감각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사랑방이 열심히 해왔던 활동들이 알게 모르게 ‘운동전략’ 속에서 고민되고 만들어져왔던 것을 워크숍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 ‘인권으로 읽는 세상’도 있군요. 2013년부터 매주 쓰고 있는 ‘인권으로 읽는 세상’을 누군가는 운동전략 이후에 사랑방이 겪는 가장 큰 변화라고 꼽고 있습니다. 글 당번이 되어 쓸 때는 힘들고 쓴 글도 마음에 들지 않고 그렇지만 차곡차곡 쌓인 글들을 보면 그래도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 목소리를 내왔던 사랑방의 모습이 보여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더 짚어볼 이야기들

 

평가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부족하고 아쉬웠던 부분들이 더 크게 띄게 마련입니다. 특히 사랑방이 운동전략 수립 이후 조직적으로 시도했던 ‘월담’ 활동과 관련해서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반월시화공단 노동자들과 함께 인권의 언어로 운동의 흐름을 만들어보고자 했던 기대와 포부에 비해 아무래도 아쉬움이 크게 남기 때문입니다.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뭔가를 하기는 쉽지 않다는 냉정한 현실보다는, 사랑방 스스로 이런 현실 속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고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차분하게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짚어보면서 사랑방 운동전략을 구체적으로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사랑방에서 운동전략 논의를 집중적으로 했던 2012~3년과는 달라진 세상의 변화들도 이번 기회에 함께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박근혜 탄핵 등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잖아요?

이런 워크숍을 준비하고 진행할 때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런 전략에 대한 고민이 있어서 사랑방이 망망대해를 덜 헤매고, 세상 좀 바꿔보겠다고 꾸준히 나아가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반기에 연속 워크숍을 하면 후원인들과 나눌 이야기들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