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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이야기

신입 활동가 교육 기간은 벼리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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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신입 활동가 교육을 받은 지 한 달이 넘어서, 두 달이 되어 간다. 사랑방의 역사와 현재 활동, 조직구조까지 그동안 알지 못한 사랑방에 대해서 알 기회였다. 인권, 변혁, 벼리다. 신입 활동가 교육 자료를 읽으면서, 자주 접했던 단어들이다. 인권은 그동안 많이 들어봤지만, 자주 쓰지 않는 용어였다. 변혁과 벼리다는 지금까지 사용해본 적 없는 단어다.

활동가 조직의 형태에 대해서 접한 것도 사랑방이었고, 그때 회원 조직과의 차이도 알게 되었다. 활동가가 주체이고 책임져야 하며, 대표한다. 들으면 들을수록 부담이 되기도 했다. 활동의 폭이 자유롭기도 하면서, 책임감이 더 부여되는 방식이었다. 본인만의 확고한 생각이 없으면 어려워질 것 같았다.

1993년 인권운동사랑방의 창립 시기는 인권운동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맞물려있다. 진보적 인권운동 담론과 함께 사회에서 인권을 어떻게 말한 것인가를 고민하는 활동이 이어졌다. 반차별 운동, 소수자 운동, 주거권 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 이전에는 민주화 운동과 맞물려서 전개되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일상에서 시민들이 겪는 인권침해에 대한 활동으로 넓혀갔다.
교육을 받는 중에 활동가들에게 변혁이 뭐냐고 물어봤다. 전제된 것들에 저항하는, 깰 수 있고 그런 것을 찾아가는 과정. 구조를 바꿔내는 체제를 바꿔내는 운동을 지향하는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라고 답변해줬다. 교육을 받으면서 변혁에 대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자료에서도 워낙 많이 나오고, 사랑방은 계속해서 변혁과 인권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어느 순간 그 고민을 따라가면서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과거의 인권운동이 기반이 되어서, 현재까지 이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숨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게 ‘벼리다’라는 단어를 자주 썼던 이유였다.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혹은 전보다 더 노골적으로 인권침해가 이뤄지기도 한다. 그럴수록 사랑방은 권리의 언어를 통해서 모일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왔다.

사랑방은 계속해서 인권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모여서 함께 주장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이다. 교육 때도 정말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내 생각을 묻는 경우가 많았는데, 정보만이 흩어져 있어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전처럼 답이 있는 질문이 아니다 보니, 머리가 복잡해지기 일쑤였다.

생각한 것보다도 모르는 역사와 인권운동이 많았다. 고민이나 활동 방식도 다양했다. 인권운동의 확장성이 놀라웠다. 계속해서 조직해가며, 넓혀가려는 것이 보였다. 현재 하고 있는 활동을 듣다 보면, 각기 다른 거 같지만, 방향성에서 일치됐다. 아! 각각 활동가의 교육방식과 생각도 정말 다르지만, 결국 사랑방의 문제의식이나 관점을 이야기하다 보면 연결되어갔다.

남은 교육 기간에는 사랑방의 현재와 과거만 채워가는 게 아니라, 내 생각들도 정리해가고 싶다. 알면 알수록 예전처럼 단호하게 옳고 그름의 문제로 접근하기 힘들어진다. 단숨에 말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닌, 아주 긴긴 흐름이고 그게 인권운동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인권이 멀게만 느껴졌던 것은 법과 제도로만 이해하고 있어서였다. 틀에 잡힌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주장하고 만들어 가야 하는 권리였다. 무슨 말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