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의 편지

[자원활동가 일기] 그 남자 불/순/하/다

고백 하나

사실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자원 활동을 결심하게 된 건 여자친구의 힘(?)이 컸습니다. 제대하기 6개월 전쯤 여자친구에게 차였더랬습니다. 물론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근데 군대라는 곳이 이럴 때 제게 힘을 주더라구요.(너무나도 증오하는 곳이었는데) 하루하루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절 만들 수 있는 곳이 군대였습니다. 병장 쯤 되면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이 정상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있었던 부대는 훈련이 많은 편이라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정신없을 수 있었습니다. 그 덕택에 여자친구에 대한 기억을 묻어둘 수 있었습니다.
근데 제대가 다가올 때쯤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망가져버릴 제 모습이 눈 앞에 훤했습니다. 밖에서 정신없이 지내지 않으면 분명히 망가져버릴 거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인권운동사랑방’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아주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무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 고백 둘

인권운동사랑방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제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싶어서였습니다. 생각과 행동을 최대한 일치시키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렸습니다. 세상에 대한 굉장한 고민을 가지고 살았던 멋있던 선배들이 그냥 평범하게 대기업에 취직하고 살아가는 모습은 조금은 절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밤을 새며 고민을 쏟아내던 선배들의 모습은 그저 한 때의 치기였을까요? 물론 아니겠지요. 많은 고민 속에서 선배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최선을 다했던 거겠죠. 하지만... 그래서 전 그런 고민들을 이어가고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명심이나 명예욕 혹은 자기 만족이 아닌 진실로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알고 싶습니다. 사실 여전히 혼란스럽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친구들이 ‘먹고 사는’ 현실적인 고민은 하지 않느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볼 때면 그냥 웃어넘기지만. 아버지, 어머니가 가끔 걱정스런 목소리로 전화하실 때 전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얼버무릴 뿐입니다. 조그만 바램이 있다면 나의 부모님 같은 분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