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이야기

[다시보는 인권하루소식] NEIS, 무시무시한 통제사회의 구상

속칭 '네이스 전문기자'라는 명찰을 달고서 -사실 하루소식은 취재를 한번이라도 하면 그 문제 전문기자로 '찍힌다'- 네이스 관련 현장을 쫓아다닌 지 3개월이 되어간다. 그러나 네이스 싸움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9만여 명의 교사들이 네이스 정보입력을 거부하고 있고, 20만이 넘는 학부모들이 자신과 그 아이들의 정보가 네이스에 입력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서명을 했다.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도대체 네이스가 뭐길래?>
교육부에 따르면, 네이스는 교무/학사 등 27개 교육행정 업무영역별로 수백 개의 개인정보항목을 시/도 교육청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입력·집중시키고, 교육부장관과 시/도 교육감이 시스템을 유지·관리하는 정보화시스템이다. 이로써 전국 학생·학부모·교사들의 막대한 개인정보를 하나의 통합 데이터베이스에 집중되게 된다. 교육부는 네이스가 시행되면 학부모가 집에서 인터넷으로 자기 자식들의 학교생활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졸업생들이 졸업증명서를 전국 어디에서나 뗄 수 있고, 수시모집이나 복수지원 등 대학입시전형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학부모가 굳이 인터넷으로 자식들의 학교생활을 감시해야할 이유와 권리가 있는지, 졸업생들이 졸업증명서를 평생 몇 번이나 뗀다고 그러는지, 지금은 어떻게 수시모집이나 복수지원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고작 그런 이유로 개인의 사적인 정보를 탈취하고, 엄청난 재정을 쏟아 부어야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분명, 무슨 다른 꿍꿍이가 있다.>
국가가 정보주체들의 동의도 없이 개인정보를 탈취해 가는 데는 분명 다른 속셈이 있다. 교육부가 선전하는 "행정편의 증진"은 네이스를 두고 국가가 굴린 계산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계산 속에는 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에서 떨어지는 떡고물도 포함되었을 법. 자본과의 더러운 거래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후 도둑질한 국민 개개인의 정보를 자본에 팔고... 그러나 안타깝게도 삼성 SDS와 정부 사이의 뒷거래에 대해서는 아직 기자의 심증만 있을 뿐이다. 정부측의 또 다른 계산은 네이스를 대국민 감시시스템으로 활용해 통제권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가가 내 정보를 무단 탈취해, 내 의사와 양심에 상관없이 내 정보를 변형하고 가공해 지배계급의 권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활용하는 것, 그 과정에서 나를 감시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러한 네이스의 무시무시한 본질에 대해, 취재 중에 만난 한 고등학생은 이렇게 정리해주었다 - "국가는 교육을 통해 파시즘을 주입하다 못해, 이젠 우리를 완전히 파시즘 속을 포섭하려고 한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으로 통제사회를 뒤집는다.>
네이스를 취재하면서 나는 새로운 문제의식에 접했다. 정보기술의 진전을 통해 개인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함으로써 사회감시체제를 더욱 강화하려고 하는 국가의 음모를 알게 되었고, 그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생각하게 되었다. 고백하건대,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이미 통제사회에 길들어져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네이스 취재는 정보통제사회를 막기 위한 우리의 무기로서, 프라이버시권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프라이버시권에 포함되어 있는 '개인이 자기정보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권리', 즉 개인정보 자기통제권을 행사함으로서 국가권력의 감시와 통제를 제어하고 나아가 국가권력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발견이었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강행 방침에 직접행동으로 맞서고 있는 수많은 현장의 교사들이 있고, 네이스에 자기 정보가 입력되는 것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힌 학부모와 학생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헌법소원이 제출됐고, 조만간 졸업생들의 소송도 진행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 싸움의 과정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그동안 학교현장에서 무시되어 온 프라이버시권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나에게도 그랬듯이... "내 정보 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