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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평택을 향한 군사작전, 적국 백성에게도 이렇게는 못 한다

평택을 향한 군사작전, 적국 백성에게도 이렇게는 못 한다


국방부는 4일 새벽 동이 트자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강제집행을 전격적으로 개시했다.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경찰병력, 조폭을 연상케 하는 용역직원 그리고 군인들이 동원되어 대규모 군사작전이 감행됐다. 도대체 이 정부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26년 전 군인들에 의해 민간인이 학살된 핏빛 5월의 광주가 바로 오늘 평택에서 재현되고 있다.

평택 주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경찰병력과 군인들의 진입을 막는 사람들은 모두 이번 작전의 목표이자 희생자가 됐다. 강제로 제압당해 플라스틱 수갑이 채워졌고, 번쩍 들려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진압봉에 맞아 피가 철철 흐르다 응어리졌다. 방패에 찍혀 이가 부러지고 코뼈가 내려앉았으며, 진압봉에 맞아 피가 철철 흘렀으며, 경찰과 군대의 앞길을 막는 사람들은 무조건 연행됐다. 평택 주민을 포함 인권ㆍ평화 운동가, 노동자, 학생, 종교인 등 이들의 안전과 인권은 경찰과 군대의 무력 앞에서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다.

국방부는 주민 대책위 및 평택 범대위와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해결을 하겠다며 합의서를 작성했으나, 합의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야음을 틈타 적을 섬멸하는 특공대’처럼 무자비하게 평화의 땅을 침탈한 것이다. 이로써 겉으로는 대화를 진행하는 척하면서도 안으로는 완벽한 군사작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착착 진행해 온 국방부의 만행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1월 19일 국방부 아니 대한민국 정부는 미국의 군사적 세계 제패를 위한 선제공격 전략 및 신속기동군으로의 재편이라는 엄청난 내용을 담은 ‘전략적 유연성’을 비밀리에 합의하고 이를 공동성명이라는 형식으로 전격 발표하였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용산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려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를 겨냥한 미국의 침략전쟁 기지로서 평택의 대추리와 도두리를 내주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자국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제2의 광주학살을 단행하고 있다.

우리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인 평택의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에 군사작전식으로 벌어진 강제집행을 단호히 규탄한다. 평화의 땅, 생명의 땅으로 대추리, 도두리 일대는 그곳 농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으로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이 땅에서 떠나야 할 자들은 오히려 전 세계를 향해 침략전쟁을 획책하는 미군들이다.

우리는 이후에도 평택 주민들과 함께 정권의 추악한 전쟁을 막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 우리는 평택 주민들을 향해 자행됐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릴 것이다. 그리고 반인권적이고 반평화적인 군사작전에 항의하면서, 이제 노무현 정권의 전면적인 퇴진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 바쳐 투쟁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국가폭력을 총동원해서도 굴복시킬 수 없는 일이 있음을 분명히 알려줄 것이다. 이제라도 노무현 정권은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철회하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을 중단해야 한다. 아니면 우리는 평화와 인권의 이름으로 노무현 정권 퇴진 투쟁을 벌여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2006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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