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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축제로 만나는 반전·평화 운동

'평택에서 만나요' 29∼30일 평택 평화 축제

얼마 전 주한미군과 국방부는 부평, 원주 등지에 있는 미군기지 뿐만 아니라 한강 이북에 있는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평택은 3만6천여 명의 미군과 1천만 평의 미군부대가 들어서는 '미군기지 도시'가 될 전망이다. 이는 평택 인구의 10%, 평택 땅의 1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에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평택에 모여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며 한바탕 축제를 연다.

29일 낮 12시부터 평택공설운동장에서는 '아시아민중과 함께 하는 5.29 평화축제(아래 평화축제)'가 열리고, 30일 오전 9시부터는 미군기지 공여지로 예정되어 있는 안정리와 대추리에서 평화행진과 인간띠잇기가 진행된다. 이번 평화축제는 5.29반전평화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아래 평택대책위), 한국민족극운동협회, 이주노동자인권연대 등 인권사회단체와 수많은 개인들이 만들어간다. 29일 평화콘서트에는 윤도현밴드, 꽃다지 등 가수·노래모임 뿐만 아니라 부안노랑고무신, 이주노동자문화패 등도 참가할 예정이어서 1박2일 동안 '한국의 우드스탁'을 만들 계획이다.

한편, 2월부터 전국을 순회한 평화유랑단 평화바람은 반미·반전·평화를 노래하며 이번 축제를 알려왔고, 제천간디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은 지난 9일 부안을 떠나 광주, 노근리를 지나는 평화순례를 통해 평화의 가치를 배우고 알려내고 있다.

'총을 내려라'라는 주제아래 평화축제에서는 '이라크 파병 철회'와 '미군기지 평택 집결 저지'를 이야기한다. '이라크 파병 철회'에 대해 평택대책위 이호성 집행위원장은 "이라크 전쟁은 국제법적으로도 유엔의 결정에 반하는 불법 전쟁이고, 미국의 허구적 민주주의가 파탄난 명분없는 침략전쟁이기 때문에 파병은 헌법에도 위배된다"며 "파병 철회 주장은 당연하다"고 했다.

현 평택 미군기지는 일제시대 일본군이 주둔하던 땅으로 이후 미군이 주둔하며 계속해서 기지를 확장해왔다.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집과 땅을 빼앗기고, 환경오염·소음· 미군범죄 등을 통해 고통받아오면서도 '빨갱이'로 몰릴까봐 변변한 목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 씨는 "미군과 정부 당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진행하고 있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계획에는 여전히 주민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과반수 이상의 평택 주민이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한다고 강조하는 이 씨는 "미군기지 재배치 문제는 원점에서 재논의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택 주민 투표를 통해서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 씨의 입장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미군기지가 확장돼선 안된다"며 "미군기지 확장 반대 운동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팔루자 학살, 이라크인 수감자 학대 등을 통해 이라크전쟁의 반인륜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지금도 미군은 한반도에서 새로운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있다.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은 평화축제를 통해 추악한 전쟁과 미군기지 확장을 막아내고자 한다. 매향리에서 처럼 평택에서도 '평화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