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후원인 인터뷰

“인권운동사랑방, 결국엔 만나게 될 인연이었습니다.”

김준영 님을 만났어요

인권운동사랑방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고, 후원신청 시도도 했는데 인연이 닿지 않다가 작년 말부터 후원을 하게 된 김준영 님을 만났습니다. 인권에 관심이 있고, 사랑방에 애정이 있어도 일에 쫓겨 정신없이 살아가다보면 어떤 사안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어려운 시간을 내주신 김준영 님께 감사드립니다.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뭐라고 소개해야 할까요. 기업에서 인사업무를 하고 있는 김준영입니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인사담당이었는데, 여기서도 그 일을 맡고 있습니다.

◇ 인사업무라면 주로 어떤 일을 맡게 되나요?

요즘 제가 주로 하는 업무는 채용입니다. 요즘 회사가 사업 확장을 많이 해서 신입 직원 채용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바쁘네요. 그 외에도 신입직원교육, 노무관리업무도 인사업무의 일부입니다.

◇ 노무 관리 업무라면 왠지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동료 직원들을 대해야 하는 자리인거잖아요?

다행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서 직원 감원이나 정리해고와 같은 큰 분쟁은 없습니다. 조직 규모나 체계가 요 몇 년 사이에 대기업화하는 과정이라서 오히려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데 관례적으로 진행하면서 놓친 지점이 없는지 체크하면서 보완하는 일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서 그만두게 되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 동일한 인사업무를 맡으셨는데, 이전 회사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네요.

 인사업무가 아니더라도 이전 회사와는 업종도 다르고 조직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전 회사가 건설회사라서 더 심했던 것 같은데, 거칠게 말하면 군대식 조직문화였습니다. 직급체계에 따라서 엄격하게 구분되고 하급직원들을 하대하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나름 대기업이었는데도. 지금 여기는 엄격한 직급구분이 없고 업무와 프로젝트별로 나뉩니다. 호칭도 ***님이라고 통일되어 있구요.

 

  회사 이야기를 더 듣고 싶지만… 인권운동사랑방 후원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작년 말에 선배의 권유로 하게 됐는데요. 사실 그 전에도 사랑방은 알고 있었어요. 벌써 오래전 이야기지만 인권영화제도 찾아가서 보고 했었거든요. 2007년 즈음인가? 직장 들어간 후에 후원을 하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갔었는데 바로 가입이 안 되고 뭔가 복잡하더라고요. 그래서 후원을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엔 후원을 하게 돼서 다행입니다. 직장인 입장에서는 좋은 곳에 후원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전 회사에서는 진보정당 당원가입도 금지했었고, 연말정산서류를 떼다보면 내가 후원하는 곳이 다 드러나니까 자꾸 회사 눈치를 보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국제기구 후원을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유엔난민기구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 최근에 옥스팜, 휴먼 라이츠 워치, 그린피스, 국경없는 의사회 등이 한국지부를 만들고 회원가입을 열심히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국회원들이 많이 느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런 이유도 있겠네요.

 분명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 회사는 생각보다 개인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고 있으니까요. 한편으론 한국 사회의 변화가능성에 대한 회의? 이런 것도 있지 않을까요? 제가 차를 몰고 양재를 거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데 최근에 양재에서 차가 너무 자주 막혀서 보니, 현대차 본사 주변으로 경찰버스가 쫙 깔리면서 교통체증이 엄청나더라고요. 무슨 일인가하고 찾아보니 유성기업 일이었어요. 잘은 모르지만, 기업과 국가(경찰)가 한통속이 되어서 노동자들을 저렇게 옥죄는 걸 보면서 아직도 저러나 싶기도 하고, 그래 뭐가 변했겠어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사회에 대한 염증이나 포기 이런 정서가 저에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제기구들은 내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다는 거나 이런 게 훨씬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나 도움을 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 같아요.

 ◇ 사랑방이 참 못하는 일인데, 많이 뜨끔합니다. 그럼 이어서 사랑방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일에 치여 사느라 사회문제에 관심 갖지 못하는 저 같은 소시민이 큰 걸 기대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 난민 문제는 예전부터 제가 관심 있게 지켜보던 사안이었는데 최근에는 뉴스도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나와서 내내 일만 하고.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게 인권인데, 간단하면서도 참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