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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편리한 적

G-20 빌미로 이주노동자 인종차별적 단속 강화

지난 6월 30일 이주인권지킴이(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조 등)와 민주노총은 이주민 인권 침해 시민 감시단 '캣츠 아이'를 발족했다. 감시단을 발족하게 된 취지는 많은 시민들이 심화되고 있는 단속에 대한 모니터링을 함께 하여 이주 인권의 현실을 같이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시민감시단은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경찰 또는 출입국 직원들이 길거리 등에서 이주민을 불심검문하거나 연행하는 것을 목격할 경우 제보하고, 이주 노동자 단속과정에서 반인권적 행태를 감시하는 활동을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이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를 빌미로 이주노동자를 이른바 '편리한 적'으로 돌리고 대대적인 탄압정책을 벌이고 있는 정부의 행태 때문에 이러한 시민감시단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밤낮을 가리지않고 이주민의 목을 죄여오는 단속 강화

불심검문에 의한 피해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불심검문은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루어진다. 이주공동행동이 밝힌 사례 중에는 액세서리를 많이 달고 있다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불심검문을 당한 미등록 체류자의 이야기도 있다. 경찰은 그의 가방을 뒤져 가지고 있던 물건이 많다는 이유로 도둑으로 몰아붙였다. 영수증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산 가게로 가서 재차 확인하고 집도 수색하는 등 인종차별적 시각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언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 것이다

단속은 밤낮이 없이 이루어진다. 시화반월공단에서는 미등록 이주민을 단속하려고 새벽 5~7시에 야근을 마치고 나오는 노동자들을 기습 단속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전에는 주로 공장에서 이루어졌던 단속은 지금은 주택, 길거리, 지하철역, 버스터미널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또한 2000년 벌금을 내지 못한 이주노동자가 자살한 후 한동안 면제되었던 벌금도 다시 부활했다. 정부는 6월부터 8월까지 미등록 이주노동자 집중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에 단속된 이주노동자에게 출국 전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벌금은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가 갚기 힘든 액수이다. 인천출입국 관리소는 필리핀 노동자 A씨의 급여를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벌금공제 했다. 벌금을 지불하지 않았을 경우 출입국은 강제출국조차도 시키지 않는다. 즉 벌금을 받을 때까지 장기 구금이 이루어져 이주노동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장기구금은 벌금을 받아내는 협박으로도 쓰인다.

출입국사무소 내 구금된 이주민에 대한 인권침해도 여전하다. 지난 6월 9일 경기도 수원출입국사무소 4층 외국인 보호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던 중국인 미등록체류자 윤모씨는 출입국 직원 A 씨에게 배를 걷어차이고 수갑으로 얼굴과 등을 맞았다. 출입국 측에 의하면 단속 당시 윤씨의 저항에 의해 다른 출입국 직원이 다친 것에 대해 다그치다가 때리게 된 것이라 한다. 이러한 처우는 보복적 폭행이자 국가기관에 의한 인신구금 중에 이루어진 고문이나 마찬가지다.

‘미등록체류자 강력∙과잉 단속은 인종주의를 제도적∙구조적 정착’

이러한 이주민에 대한 탄압은 지난 5 월 4일 'G-20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는 정부의 집중단속 방침이 발표된 것의 결과이다. 정부는 “불법체류외국인 증가로 인한 국민의 일자리 잠식과 외국인 관련 범죄 유발 등 사회적 폐해를 방지하고 G-20 정상회의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법무부, 경찰, 노동부 등 정부 합동으로 상시 강력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차별을 없애겠다는 정부가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을 자행하고 있다. 실업의 증가를 이주노동자에 돌리고 다른 나라에서 일하러 왔다는 이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너무나 쉽게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를 넘어 테러리스트로 까지 간주하고 있다. 이러한 인종차별적 방침으로 인해 가뜩이나 비인간적이었던 단속은 인권침해의 극에 달하고 있다. 이주노동조합 미셀 위원장은 "G20과 관련한 이러한 단속이 일시적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제도적·구조적으로 인종주의를 정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끊임없이 이주민의 범죄인화를 조장하고 있다. 대량실업과 고용불안정으로 위축된 대중에게 그들이 느끼는 분노의 대상을 이주민으로 돌리고 있다. '불법'체류자, '외국인 범죄 증가' 등 이주민에게 붙는 ‘불법’이라는 꼬리표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그 꼬리표는 존재만으로 이주민의 삶을 위축시킨다. 이주민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많은 이주민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한다. 또한 대중에게 공포감도 조장한다. 정부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그러한 공포감을 이용해 이주민을 더욱 쉽게 이 사회에서 배제시키고 있다. 그런 배제로 이주민에 대한 착취가 가능하게 된다. 겉으로는 다문화사회를 지향하는 정부의 이면에는 이주민에 대한 탄압과 착취가 있다.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위해서는 정부의 반인권적이고 위법적인 강력단속은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임

은진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