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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해의 인권이야기] 깡패로봇 변신 완료

-대한민국 경찰의 현주소

한 부자청년이 예수에게 와서 물었다. “어찌하면 구원받을 수 있나요?” “네 재산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를 따라오거라.” 그 청년은 가진 재산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매우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걸 본 예수가 제자들에게 말한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내가 너희에게 진정으로 말한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자기들이 가진 수십 억, 수백 억의 재산을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믿고 있을 독사같은 장사치들이 이 얘기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예수는 분명히 이렇게 말했다.

21세기를 7,80년대로 되돌리는 시간탐험대??

경찰서 앞 공보게시판 <전국경찰복음화금식대성회> 포스터에 마치 연예인인 양 떠억~ 하니 이름석자 올려놓은 경찰청장 어.청.수. 그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경찰청장이 되었고, 촛불집회와 관련해서 “80년대 식으로 진압해볼까 싶다”, “1000명이라도 연행하겠다”, “앰네스티에 법적대응 검토하겠다”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 요즘 어청수와 경찰이 날뛰는 모양을 보면, 후안무치, 안하무인, 폭력경찰, 불법행위, 절차무시, 인권침해 등등 어려운 한자성어들이 저절로 막 생각난다.

옛날에 정치깡패란 게 있었다고 한다. 정치적으로 문제가 해결이 안될 때 혜성같이 등장하셔서 완빤찌 한방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시던 정치깡패님들. 지금 경찰이 바로 그 꼴이다. 이명박이 대통령 되고나서 쇠고기협상을 필두로 대운하 - 물,에너지,의료 등 공공서비스의 민영화 - 미친 교육 - 언론장악 - 등등 정치적 문제가 줄줄이 터졌고, 뒤를 이어 바로 경찰이 등장해서 정치권 대신 뒷일을 봐주고 계시는 거다. 아니, 도대체 왜!! 정치적 문제를 경찰이 나서서 해결하려고 드는 건데?? 이로써 정치권은 문제해결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엄정대처’ 따위의 말들이나 늘어놓으면서 하릴없이 태평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앞장서서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경찰의 반인권적 난동도 그렇지만, 정권의 정책에 대한 비판 자체를 금지하겠다는 정치깡패같은 경찰의 태도에 매우 심난할 따름이다.

뭐, 더 말한들 무엇하리오만은, 이런 경찰이 <인권>을 말한다는 것은 가당찮은 일이다. 폭탄터지고 우주선떨어지는 소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의 단골손님인 경찰특공대가 어찌된 일인지 이 나라에서는 주로 시민들의 집회 장소에 자주 등장한다. 총싸움훈련받은 그들이 대체 뭐하러 나오는 건데?? 무술유단자, 해병대나 특수부대 출신 우대하여 뽑은 쌈잘하는 경찰, 경찰관 기동대. 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절에 공무원 시켜줄테니 시위대나 잘 때려잡으라고 뽑은 사람들을 ‘인권과 안전, 법질서 지킴이’라고 우기고, 그러고서도 끝까지 백골단이 아닌 경찰관 기동대로 불러달라고 애원하는 꼴은 참으로 ‘쩌는’ 풍경이다. 폴리카보네이트로 된 튼튼한 보호대를 착용해서 로보캅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그들은, 머지않아 이렇게 얘기할지도 모른다. “이제 시위대를 공격하기 위해 방패는 필요없습니다. 우리의 보호대가 우리의 무기입니다.”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셨습니다.

어청수는 내심 좀 억울할 수도 있겠다. 80년대와 비교하면 지금의 경찰폭력은 폭력도 아닌 것 같은데, 사람들이 폭력경찰의 우두머리라고 사퇴를 외쳐대니 말이다. 게다가 경찰기동대는 작년 10월, 그러니까 지금의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 모집한 부대가 아닌가. 하지만, 어청수가 경찰청장이 되고서 수억원을 들여 교체한 전국경찰서 현판에 적혀있는 표어,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라는 그 말이 정확하게 맞다.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셨다. 더욱 편파적으로, 더욱 지들 맘대로, 더욱 폭력적으로.

지난 2005년 말, 경찰이 인권경찰이니 뭐니 하면서 쇼를 했었다. 그때 인권활동가들은 농민집회에서 전용철 열사를 때려죽인 경찰이 무슨 놈의 인권경찰이냐고 경찰인권보호센터를 점거했었다. 물고문 끝에 사망한 박종철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고문했던 악명높은 남영동 대공분실에다 경찰인권보호센터를 차리는 그 무식한 센스도 센스지만, 이듬해 또다시 하중근 열사를 때려죽이고도 끝까지 발뺌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면, 역시나 당시의 ‘인권경찰’은 쇼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어청수와 지금의 경찰을 보면서 가장 무서워지는 건, 이들이 이제 더 이상 이런 ‘쇼’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군사정권처럼 해보겠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에 법적 대응하겠다는 말을 아무 부끄러움없이 한다. 그저 인터넷에 글을 썼을 뿐인 사람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그저 신문광고를 냈을 뿐인 사람을 구속수사한다. 최근 촛불집회와 관련된 경찰의 반인권적 작태에 질려버린 경찰 인권위원들이 항의의 뜻으로 총사퇴를 해도 눈도 깜짝 안하는 모습을 보면, ‘이야~ 얘네들 정말 제대로 독재가는구나’ 싶다.

인권의 이름으로 분노하라!

직업경찰관들로 구성된 형사기동대였던 백골단이 해체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쳐야 했는지 모른다. 최루탄이 사용중단되기 전까지 마치 총처럼 쏴대는 최루탄에 생명과 시력을 잃은 이가 얼마인지 모른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머리를 찢고 깼을지 모르는 경찰곤봉의 사용은 아주 최근에 와서야 조금 주춤해졌다.

어청수는 이 모든 것을 과거로 되돌리고 있다. 시위진압전문 기동대를 실제 창설, 운용하면서 그들에겐 톤파라고 하는 무술용 곤봉을 들리겠다고 한다.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겠다고 하고, 칙칙이라 불렸던 최루액 개인분사기를 쓰겠다고 한다. 정말로, 정말로 그것들이 어떻게 해서 없어졌는데... 어떻게 없어진 것들인데 일개 경찰총장 따위가 어찌 감히 그것들을 되살리려고 하는지, 화가 나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온갖 불법행위와 인권침해를 저지르면서도 뻔뻔하게 법과 질서, 인권을 입에 담는 어청수와 경찰들에게, 우리들은 이렇게 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눈에서 불을 뿜으며.

“내가 너희 경찰들에게 진정으로 말하노니, 너희 경찰이 상식적이고 합법적이고 인권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흰수염고래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것보다 더 어렵겠구나. 이 독사의 새끼들보다 더한 경찰의 새끼들아!”




덧붙임

* 아해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