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오름 > 일반

인권영화제 10년, 저항의 스크린은 꺼지지 않는다

5월 6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막돼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1회 인권영화제 관객의 바람처럼, 인권영화제는 97년 집행위원장의 구속, 각종 영화제의 등장 등에 따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성원과 지지 속에 지난 11년 동안 ‘저항의 영사기’를 돌려왔다. 넘쳐나는 ‘인권의 홍수’ 속에서도 우리가 여전히 척박한 인권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꺼질 수 없는 저항의 스크린을 가지고 올해도 어김없이 인권영화제가 찾아왔다. 회고전으로 마련됐던 5.5회 영화제를 거쳐 11년째를 맞는 올해 10회 인권영화제는 오는 5월 6일부터 1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14일에는 평택 황새울 대추초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영화제의 막을 내린다.



‘아시아 민중의 인권’과 만나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아시아 민중의 인권현장’이다. 관광과 투자, 개발과 가난의 나라로만 우리에게 익숙한 아시아에 카메라를 초점을 맞추며 그들의 현재가 어떠한 과거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살핀다. 전쟁과 분쟁, 그리고 일상에 파고든 가난과 차별, 소외 속에서 ‘살아있는 침묵’을 강요받고 있는 아시아 민중의 일상을 스크린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중국과 버마, 웨스트 파푸아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민중의 삶의 현장이 11편의 해외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올해의 개막작은 중국의 눈부신 경제성장 속에서 성장하는 청바지 공장의 여공, 16세 소녀 자스민의 꿈과 좌절에 바치는 작품 <차이나 블루>.


<노가다> 등 국내 작품 풍성

국내작품도 공모를 통해 선정되어 제 10회 인권 영화제의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노가다꾼 아버지의 일상과 일본 일용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노가다>, 야스쿠니신사와 관련한 107분의 거작 <안녕 사요나라>, 7~80년대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의 치열한 삶과 끈끈한 동지애를 담은 <우리들은 정의파다> 등이 상영된다. 특히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삶을 담은 평택 섹션, APEC 회의와 WTO 각료회의 등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반-신자유주의 섹션이 준비되어 있다. ‘미디어로 행동하라’ 섹션에서는 장애인, 노숙인들이 영상 미디어를 제작하면서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다시 만나는 ‘기억 속 그 영화’

10회째를 맞는 인권 영화제인 만큼, 1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다시 보고 싶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회고전도 마련된다. 4월 초 온라인 투표와 인권영화제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10편의 영화는 <칠레전투>, <체게바라>, <에스코바의 자살골>, <아나의 아이들>, <예스맨>, <도시>, <지하의 민중>, <착한 쿠르드 나쁜 쿠르드> 등이다. 또한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모음>도 관객을 다시 찾는다.

상영일정 등 10회 인권영화제에 관한 자세한 소식은 홈페이지(http://sarangbang.jinbo.net/hrfilm)에서 찾아볼 수 있다.

풍성한 돋움행사들

① 버마 사진전 ‘우리들을 기억해 주세요’

5월 4일부터 5월 22일까지 피스 앤 스페이스(평화박물관)에서 버마 사진전이 열린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맬라 캠프와 버마 정글 피난민 마을 등에서 찍어 온 사진들과 함께 그 곳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전시된다.

② 버마 가스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5월 10일 오후 6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대우 인터내셔널의 버마 가스 개발 추진을 둘러싼 인권침해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국제민주연대와 태국 치앙마이에 위치한 ‘Earthright International’에서 온 활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가 열린다.

③ ‘아시아, 또 다른 우리’와 만나는 문화제

아시아 민중들의 삶은 사진이나 담론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5월 13일 오후 4시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에서는 영화배우 오지혜 씨의 사회 아래 필리핀 민중가수 JESUS M. SANTIAGO, 버마 민중가수 Som Khom Huenn, 이주노동자밴드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 연영석, 실버라이닝 등의 우리나라 가수들이 함께 한다.

④ 황새울 영화제

저항의 영사기가 찾은 마지막 상영관은 평택 황새울이다. 평화바람과 함께 인권영화제는 14일 상영관을 평택 대추리로 옮겨 팽성 주민들과 함께 인권영화제를 개최한다. 동요 ‘노을’의 배경이 되었던 평택의 넓은 들녘에서 노을을 감상한 뒤에, 문화제와 맛있는 먹거리, 영화 상영이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