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군수실에서 끌려나온 환경미화원들

칠곡환경지회, 고용승계 요구하다 전원연행

고용승계와 민주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군수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던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경찰에 연행됐다. 지난 15일부터 경북 칠곡군수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 칠곡환경지회(아래 칠곡지회) 조합원들과 인근지역 노동자 등 60여명이 이틀째인 16일 오후 4시경 경찰에 전원 연행된 것.

공공연맹에 따르면, 칠곡군에서 생활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 12명으로 구성된 칠곡지회는 군청으로부터 청소업무를 위탁받은 경북위생사에 소속돼 있었다. 이들은 일요일·공휴일·명절은 물론 심지어 경조사가 있는 날에도 근무를 강요받는 등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못하면서도 극도의 저임금을 받아야 했다. 군청은 아카시아축제, 군 체육대회 같은 각종 행사가 끝나면 퇴근한 환경미화원들을 불러 강제로 쓰레기를 치우게 할 정도로 혹사시켜 왔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휴일수당과 초과근무수당은 물론 퇴직금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월급 10만원을 올려준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이에 더해 경북위생사는 가짜 환경미화원을 장부에 올리거나 환경미화원 임금을 체불하는 방식으로 1억원 이상의 예산을 착복했고, 칠곡군청은 행정자치부가 정한 환경미화원 임금의 1/2만 지급하면서 예산을 전용해왔다는 것이 칠곡지회의 주장이다.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지난 1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3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5월 지방노동위 조정결렬 직후 사장은 일방적으로 폐업신고를 내고 잠적했다. 군청은 기존의 업무구역을 다른 2개 업체, 한빛환경과 세창환경에 맡겨 조합원들은 자동 해고됐다. 7월 7일부터 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지만 오히려 군청은 '직장폐쇄로 경북위생사가 해고한 노조원은 군민에게 불편주는 시위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까지 내걸어 노동자들을 자극했다.

대화에 나서지 않던 배상도 칠곡군수는 군수실 점거 이후인 16일에야 농성자들과 처음으로 면담했지만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경찰은 면담결렬 10분만에 농성자들을 연행했다. 농성장 침탈 이후 공공연맹 양경규 위원장과 조합원들은 군청 앞에서 농성을 벌였으며 소식을 듣고 급히 모인 공공연맹 조합원 300여명이 17일 오후 4시 군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7시경 연행자들 대부분은 풀려났지만 대구경북공공서비스노조 집행부와 지윤구 칠곡지회장 등 5명은 검찰에서 추가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지회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군청은 "3년전에 중앙정부의 지시와 방침에 따라서…전국적으로 청소업무는 민간위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고용승계 문제는 민간 사업자의 고유권한이므로 군청에서 지도할 사항도 지도 감독할 권한도 없다"며 외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