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미국 군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요

미선·효순 언니를 생각하며…

지난 일요일(12일) 저녁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는 3년 전 미국 군인들이 운전하는 장갑차에 깔려 목숨을 빼앗긴 두 여중생을 기리는 촛불 집회가 있었어요. 2002년 6월 13일 한국에 기지를 만들어서 군사 훈련을 하고 있던 미국 군인의 장갑차가 갓길 위를 걸어가던 미선이 효순이 언니를 치어 숨지게 했어요. 하지만 두 여중생을 숨지게 한 미국 군인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어요.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두 여중생과 이제는 더 이상 사진으로밖에 딸을 볼 수 없는 가족들이 있는데 잘못이 없다니? 너무 기가 막힌 일이지요.


생명을 빼앗고 잘못이 없다고?

3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를 낸 미국 군인들은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빼앗아 가고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말하고 있어요. 더 기가 막힌 건 한국에서 살고 있는 미국 군인이 한국인에게 잘못을 저질렀지만 한국 정부에는 재판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거예요. 두 여중생 사망 사고에서도 미국은 힘을 이용해서 자기네 나라 법정으로 미국 군인을 데리고 가서 죄가 없다고 인정했어요.

강제로라도 미국 군인을 데려다가 재판을 할 수 없냐고요? 지금 한국 정부가 미국과 한 약속에는 한국에 살고 있지만 일을 하다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미국이 재판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이런 약속을 하게 된 데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권리는 관심 밖일 뿐 아니라 자기나라 국민을 위해서라면 다른 나라 사람들의 권리쯤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에요. 또한 한국 정부도 미국의 눈치만 보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약속을 해줬어요.


미군 기지 옆 사람들은 날마다 전쟁 중

미국 군인이 한국에서 기지를 만들어 군사 훈련을 한 지 50년이 훌쩍 넘었어요. 그동안 미국 군인들의 기지 옆에서 사는 사람들은 날마다 전쟁을 경험하고 있어요.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두 여중생처럼 미국 군인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어요. 국회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미국 군인이 저지른 범죄는 1년에 500여건에 이른다고 해요.

의정부와 동두천, 파주 등 미군 기지가 있는 곳에서는 일반 사람들이 다니는 도로에서 미국 군인이 훈련을 하다보니까 군사 훈련용 차에 의해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데요. 또 실제 전쟁 연습을 하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51년 미국 군인만 사용하는 폭격장이 들어선 매향리라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매일이 공포의 날들이었어요. 미국 군인들이 군사 훈련을 하다 포탄을 잘못 떨어뜨려 주민들이 목숨을 잃고 농사를 짓고 살던 땅에서 쫓겨나기도 했어요. 그리고 하루도 쉬지 않고 시끄럽게 쏟아지는 포탄과 비행기 소음으로 임신을 한 여성들은 유산을 하고 땅과 물이 오염돼 매향리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어요.


평화를 원한다면 이제는 돌아가야 해요

미국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한국에 머물러야 하고, 실제 전쟁처럼 군사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동무들이 서로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다른 동무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미국은 다른 나라와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 무기를 만들고 군사 훈련을 한다고 말하고 있으니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에요. 평화를 정말 원한다면 이제라도 미국은 전쟁 연습을 멈추고 미국 군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