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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정립회관 폭력사태, 회관 측 개입 정황 포착

"회관직원이 곰두리 봉사회, 용역깡패 안내" 목격자 진술

변칙적인 관장 연임을 반대하며 노조와 이용자들이 농성 중인 장애인이용시설 정립회관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본지 8월 12일자 참조)에 회관 측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제시됐다. 농성 85일째인 14일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집행위원장 박경석, 아래 공대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폭력사태 책임자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8일 새벽 2시 50분 경 공대위가 농성중인 정립회관에 친관장파 봉사단원들인 곰두리봉사회와 쇠파이프를 든 괴한 등 80여명이 난입하여 노조원과 중증장애인 등을 농성장에서 끌어내고 비장애인 조합원들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대위 쪽에서는 "정립회관 쪽에서 용역깡패를 고용해 이날 사태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목격자의 진술과 통장 기록이 제시되었다. 이날 공대위는 '폭력사태 당일 정립회관 직원이 정립회관 정문과 주차장을 감시하고 있는 가운데 곰두리 봉사회와 조직폭력배로 보이는 괴한들이 흉기를 들고 농성장에 진입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한 택시운전기사의 증언을 전했다. 또한 9월 8일 오전에 폭력사태 가해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식사대금을 한국소아마비협회 이름으로 입금한 식당 통장 기록을 제시했다.

박경석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회관 측은 공개적으로 기자들을 만나 자신들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개입의) 증거가 다 드러났기에 오늘 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또 "대화로 이 문제를 풀기 원한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에 공식면담을 제안했다.

한편, 직원들과 곰두리 봉사회가 농성장에 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0일에는 비조합원들과 체력단련동호회 등이 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농성장에 진입하기도 했고, 11일에는 곰두리 봉사대 등이 진입을 시도하다 대기하고 있던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8일의 폭행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사태가 이럼에도, 광진구청과 서울시, 보건복지부는 현재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정종권 위원장은 "마치 테러를 진압하듯이 폭행을 자행한 것은 회관측이 노동자와 이용자들을 궤멸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문제가 "단순히 정립회관과 소아마비협회 이사회 차원의 문제가 아닌 보건복지부와 김근태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고 주장하였다. 민주노동당은 향후 현애자 의원실을 통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제도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지속적으로 공대위의 투쟁에 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중, 이완수 관장이 승용차를 타고 회관 안으로 들어오려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이완수 관장 퇴진하라!"등의 구호를 외치자 되돌아 나가는 촌극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현재 이완수 관장은 2년간의 새 임기를 이미 시작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