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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노조탄압 사용주, 국민훈장 수상

선정과정에서 불법·부당노동 행위 고려안돼


레미콘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건설된 노조를 탄압해 온 유진종합개발 대표이사 유재필 씨에게 지난 9일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전국건설산업노조연맹(위원장 이용식, 아래 연맹)은 28일 성명을 발표해 정부에게 "유씨에 대한 수상을 즉각 취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이를 위해 행정심판 등의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유진종합개발의 홈페이지(www.eugenes.co.kr)에는 유씨가 △장애인, 고아원, 경로당, 불우소년소녀에게 성금을 지원하고 △어린이집 운영을 위한 대지와 건물을 부천시에 기증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봉사활동과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에 앞장을 섰다"며 훈장수상의 이유를 선전하고 있다.

유씨를 국민훈장 수상자로 추천한 곳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총괄담당관실 권영석 사무관은 "각 구청에서 서울시로 추천하고 서울시에서 우리에게 추천한다"며, "큰 하자만 없으면 (수상자로) 올린다"고 수상자의 선정과정을 밝혔다. 하지만 권 사무관은 유씨가 부당노동행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최초 유씨를 추천한 마포구청의 실무담당자는 "마포구청장이 마포구의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중 유 회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담당자도 유씨가 레미콘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결국 유씨가 노조를 탄압하고 불량레미콘 사용·매립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국민훈장 수상자 선정과정의 어디에도 고려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맹 최명선 선전부장은 황당한 어조로 "국민훈장 모란장은 당연히 박탈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노동자들의 요구를 끝까지 들어주지 않은 것에 대해 훈장을 준 셈이 된다"고 평했다. 29일 현재 전국건설운송노조(위원장 장문기)는 유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레미콘공업조합연합회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295일째 파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유진지회는 파업 335일째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