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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협박과 폭력이 수사협조?

출입국관리소, "폭력단속 한 적 없다" 발뺌

출입국관리소의 폭력단속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주노동자 단체들이 항의하고 나섰지만 출입국관리소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3일 오후 2시 이주노동자 단체들은 인천출입국관리소 앞에서 집회를 열어 정부의 폭력단속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단속반원들은 실적 올리기식으로 공장이나 주택, 고시원 등에 무단으로 침입 해 무조건 수갑을 채우고 폭력을 행사하여 연행해 가는 등 위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17만 여명의 미등록이주노동자를 10만 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에 따라 미등록이주노동자를 잠정적인 범법자로 간주해 공권력을 남용하고 공무집행을 가장한 인권침해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19일 출입국관리소 단속반원 10여명이 한밤중에 공장 담을 넘어 방글라데시인 A씨를 붙잡아 수갑을 채우고 폭행한 사건<인권하루소식 8월 21일자 참조>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아시아의 친구 차미경 대표는 "(A씨가)합법체류자임을 증명했음에도 각목을 휘두르며 불법 노동자 친구의 이름을 적으라고 한 것은 고문과도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외에도 미등록이주노동자 친구를 숨겨주었다는 이유를 들어 '범인은닉죄'로 강제출국 시킨 사례, 길에서 동남아시아인과 비슷하게 생긴 한국인을 연행해 가고 주거침입과 과잉단속에 항의하는 목사를 공무집행방해라며 폭행한 사건 등 출입국관리소의 야만적인 단속이 고발되었다.

하지만 항의서한을 전달하러 간 대표단의 "야간단속을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인천출입국관리소 송효근 조사과장은 "있지만 평소에 인권침해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한다"며 폭력 단속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발뺌했다. 이어 단속반원들에게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느냐고 묻자 "단속을 나가기 전에 매일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표단이 교육지침서를 볼 수 있냐고 하자 "그냥 말로 한다"며 궁색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또한 19일 단속을 나온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 관계자도 단속과정에서 "수갑을 쓴 적이 없다"며 "협박을 한 게 아니라 이주노동자가 단속에 협조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9일 폭력적인 단속으로 A씨는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출입국관리소가 폭력단속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며 시치미를 떼고 있어 맞은 사람은 있지만 때린 사람은 없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