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논평> 파병 철회만이 유일한 길이다.

이라크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 팔루자 지역에서만 미군과 이라크 민병대간의 전투로 3백명 이상의 이라크인이 사망했고, 이중에 다수가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민간인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또한 쿠트와 나자프, 쿠파 등 또 다른 이라크 지역에서 이라크저항세력과 연합 주둔군 간의 격렬한 전투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고, 이라크로 군대를 보낸 나라의 사람들이 납치되거나 억류됐다는 소식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미군에 의해 봉쇄된 팔루자 지역에 식량과 의약품을 보내는 바그다드 시민들, 곳곳에서 점령군에 맞서는 이라크인들... 이들의 저항은 이라크 전역에 전파되는 '민중봉기'의 단면이다.

이라크 민중을 해방시키겠다던 오만한 가면도 일찌감치 벗어 던지고 침략군으로 활보하던 미군이 지금은 보복심에 불타 팔루자 지역을 봉쇄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미군이 저항하는 이라크 민중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해방은커녕 고통과 빈곤한 삶을 가중하는 침략 전쟁을 몰고 온 주둔군에 대한 이라크 민중의 분노와 적대감을 일부 강경파의 대응인양 애써 무시하는 침략군의 방자함은 여전하다. 해방이든 자유이든 그 어떤 찬란한 이름을 뒤집어쓰고 있다고 해도 이라크 민중의 환영을 받지 못하는 한 그것은 침략일 뿐이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파병 결정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정부와 국회의 주장은 이라크 민중을 외면한 괴변이고, 파병을 합리화하는 논리는 추악한 욕심을 감추는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오늘의 이라크가 똑똑히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정부와 국회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파병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난해의 파병결정에 이어 추가파병까지, 이라크 민중에게 더할 수 없는 고통과 한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죄악을 덮어씌우는 정부와 국회의 반민중적인 선택에 대한 심판이 이번 총선에서 잣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는 이라크 민중의 분노와 적대감에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서희·제마 부대를 철수하고 추가파병 계획을 철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