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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고통받는 이라크를 잊지 말아요

"전쟁 싫어 당근 ♪ 무기 싫어 당근 ♪ 전쟁 무기 싫어요 당근 당근 당근♬
우리 모두 당근 ♪ 힘을 모아 당근 ♪ 평화를 지켜요 당근 당근 당근♬"

지난 일요일 서울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어린이들의 깜짝 노래공연이 있었어요. '당근 송'이라는 노래를 들어본 적 있나요? 이날 4살부터 11살까지 나이가 다른 8명의 어린이들이 당근 송의 가사를 바꿔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노래했어요. 지켜본 많은 어른들도 아낌없이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답니다.

어린이들이 이라크 전쟁반대 행사에 나와 평화의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이 사진은 <미디어 참세상>이라는 인터넷 신문에서 일하는 언니가 찍은 거예요.

▲ 어린이들이 이라크 전쟁반대 행사에 나와 평화의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이 사진은 <미디어 참세상>이라는 인터넷 신문에서 일하는 언니가 찍은 거예요.



어떤 행사였길래 어린이들이 이런 노래를 불렀냐구요? 지난 일요일은 3월 20일. 그러니까 힘센 미국이 이라크를 쳐들어가 전쟁을 일으킨 지 꼭 2년이 되는 날이었어요. 이날 2천명이 넘는 어린이, 어른들이 이라크 전쟁반대 행사에 모여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치고 서울 거리를 행진하기도 했어요. 모인 사람들은 "미국은 침략전쟁을 멈추고 이라크를 떠나라", "한국군은 어서어서 돌아오라"고 한목소리로 외쳤어요. 이라크에서는 2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전쟁이 계속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아 왔거든요.

한국뿐만 아니라 40개가 넘는 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전쟁을 그만두라는 행진을 벌였다고 해요. 왜 이렇게 많은 나라 사람들이 전쟁을 멈추라고 미국에게 요구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왜 우리나라 군대는 이라크에 가 있는 걸까요?


미국은 거짓말쟁이에요

이라크에는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자연자원이 많이 묻혀 있다고 해요. 미국은 부자나라면서도 돈을 주고 사기 싫어서 공짜로 이 자원을 빼앗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어요. 그러다가 아주 기막힌 거짓말을 만들어냈답니다. 이라크에서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죽일 수 있는 위험한 무기를 만들고 있으니까 군대를 이끌고 가서 무기를 못 만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이에요. 또 후세인이라는 나쁜 독재자가 이라크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으니까 미국이 가서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어요.

많은 사람들은 이 말을 믿지 않았어요. 후세인이 아무리 나쁜 독재자라 해도 이라크 사람들이 자기들의 힘으로 독재자를 몰아내고 민주적인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지, 군대를 앞세워 쳐들어가면 사람들이 더욱 힘들어질 거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최신식 무기로 무장한 미국은 마치 게임이라도 하듯이 끝내 이라크를 침략했답니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도 이라크에서 위험한 무기를 만들고 있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어요.


이라크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다른 나라에 침략을 당하는 바람에 그동안 많은 이라크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어요. 지난 2년 동안 전쟁 때문에 목숨을 잃은 이라크 사람은 모두 10만명이나 된다고 해요. 이 중에는 어린이와 어머니들도 포함되어 있어요. 10만명이 얼마나 많은 숫자인지 잘 상상이 되지 않지요? 여러분 학급에 40명의 어린이가 모여있다고 생각해 봐요. 그러면, 모두 2500개나 되는 학급의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은 셈이 되는 거예요.

살아남은 사람들도 언제 폭탄에 맞아 집이 무너질지 모르고 언제 강도나 외국군대가 우리 집에 쳐들어올지 몰라 떨고 있어요. 10명 중 8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오늘은 또 어떻게 먹고 사나 걱정하고 있대요.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해 병에 걸려도 약이 없어 치료도 못 받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캄캄한 방안에 웅크리고 있어야 하는 어린이들도 많이 있답니다.

그러니까 이라크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함부로 쳐들어온 미국을 미워하는 건 당연하겠지요. 예전에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했던 것처럼, 이라크 사람들도 무서움을 견디며 외국 군대를 몰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팔루자라는 도시는 이라크 사람들이 가장 용기있게 저항을 하고 있는 곳이래요. 그러다 보니 이곳 사람들이 미국 군대에 의해 가장 큰 희생을 당하기도 했어요.


군대를 보낸 우리 나라가 부끄러워요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미국을 도와 3600명이나 되는 군대를 이라크에 보냈어요. 미국, 영국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은 수의 군대를 보낸 거라고 해요. 미국이 군대를 보내지 않으면 우리나라를 미워할 거라고 협박한 탓도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도 미국을 도와주면 뭔가 얻을 게 있을 거라는 욕심으로 군대를 보냈답니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나쁜 짓이라고 알고 있는 우리 동무들이 보기에는 정부가 참 부끄러운 짓을 저지르고 있는 걸 거예요. 우리 동무들처럼, 많은 사람들도 한국 군대가 미국을 돕고 있는 것 때문에 이라크 사람들에게 더 미안해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지난 2년 동안 한국 군대가 어서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간절히 외쳐 왔어요.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이런 당연한 외침을 듣지 못한 척하고 있는 걸까요?


이라크를 잊지 말아요

시간이 흐르면 어렴풋이 기억도 흐려지고 사람들의 마음도 무심해지나 봐요. 지금도 이라크에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을 보고 속상해하는 동무들이 많을 거예요. 그런데 이라크 사람들의 땅을 빼앗은 미국을 우리 정부가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왜 속상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지 한번만 더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전쟁이 이라크 사람들에게 가져다 준 고통은 2년으로 이미 충분하니까요.

<생각해 봅시다> 멀리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일에 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우리는 전쟁을 몰라요. 하지만… 전쟁에서 고통받는 이라크 어린이들의 마음은 알아요." 인천에 있는 한 초등학교 어린이가 쓴 글이에요. 이 어린이의 글처럼, 우리랑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의 고통도 염려할 줄 아는 마음이 인권을 사랑하는 마음일 거예요. 인권은 우리만 누리면 되는 게 아니라, 이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고르게 누려야 하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우리 나라는 지금 이라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많은 책임을 갖고 있어요. 우리 정부가 군대를 보내 이라크를 침략한 미국을 돕는 바람에 이라크 사람들이 점점 더 오랫동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또 이라크 전쟁에서 힘을 키운 미국은 탐나는 자원을 갖고 있거나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다른 나라도 침략할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어요. 미국과 북한은 사이가 좋지 않은데, 그러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 전쟁이 터지면 북쪽 어린이들도, 남쪽 어린이들도 이라크 어린이들처럼 큰 상처를 입게 되겠지요.


그러니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기운을 모아 이라크 전쟁을 하루 빨리 끝내고 미국이 제멋대로 다른 나라를 못살게 굴지 못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