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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박일수 열사 대책위 "탄압은 투쟁을 부른다"

영안실에서 노동자 강제연행, 공개 하청노조원 '해고'

경찰이 이른 새벽 영안실에 난입해 농성 중이던 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자들을 강제로 연행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8일 새벽 5시경 사복을 입은 경찰이 박일수 열사의 빈소인 영안실에 난입해 '박일수 열사 울산대책위(아래 대책위)' 이헌구 위원장과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 조성웅 위원장, 김주익 조합원을 강제로 연행했다. 경찰의 갑작스런 난입으로 이들은 옷도 제대로 갖추어 입지 못한 채 연행됐다. 30일 이 씨와 조 씨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2일 울산 동부경찰서에서 울산구치소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들은 노동자들의 출퇴근을 방해했다는 '업무방해', 정몽준 씨와 현대중공업에 대한 '명예훼손',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다. 김 씨는 불구속으로 석방됐다.

한편, 분신 이후 이어지는 하청노조 조합원들의 공개활동 선언에 회사 측은 해고로 맞서고 있다. 2월 23일 먼저 공개 활동을 선언했던 진용기 씨와 조광한 씨는 현재 '실질적 해고' 상태이다. 진 씨는 원청기업인 현중으로부터 '현장에 대한 출입 제한' 조치를 받은 후 하청기업으로부터 계약만료를 통보받았고, 조 씨는 산재신청 중이다. 대책위 이동익 언론담당은 "조 씨는 그동안 근골격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노조원 공개활동 선언 후 회사로부터 '산재를 신청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며 "진 씨와 조 씨 모두 실질적으로 해고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 12일 김태형 씨와 박규영 씨가 노조원으로서 공개 활동을 선언했으나, 일주일 후 회사 측이 '하청 물량이 줄었다'며 이들에 대해 휴업을 통보해 '강제 휴직'되었다.

이에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 오민규 사무국장은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라는 기본적인 요구에도 탄압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노하며, "무리한 탄압으로 비정규직 투쟁의 확산을 막으려는 의도인 듯 하지만 오히려 탄압이 투쟁을 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3월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벽에 군사작전 하듯 노동자들은 연행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도발행위"라고 주장하며 "이것이 '새로운 노사관계 구축'과 '노사화합'을 설교하던 정부 노동정책의 실상"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8일부터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진행된 대책위의 노숙농성은 현재도 진행중이다. 그리고 노숙농성 중인 하청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 역시 여전히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