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비정규직 정부 대안, 해결의 길인가?

비정규직의 정년제·자동계약 갱신 도입…노동계, 무늬만 정규직 우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개선을 위해 마련중인 노동부의 대책이 비정규직의 근본적인 문제를 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중 집배원, 환경미화원 등 10만여 명에 대해 '정규직화'를 추진한다는 노동부 안이 25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보도에 의하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23만여 명 가운데 10만여 명이 우선 정규직화 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여, 먼저 상시 위탁 집배원의 경우는 공무원으로 채용된다. 또한 환경미화원, 조리종사원, 사무보조원 등은 직종에 따라 정년을 두는 '정년제'와 자동으로 계약이 갱신되는 '자동 계약갱신제'가 실시된다. 한시적으로 고용할 필요가 있는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공무원의 60% 가량인 현 평균급여 수준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에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박영삼 정책기획국장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기본원칙을 수립하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차별적 구조를 오히려 강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정년제와 자동계약제는 근본적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인권실태조사 연구용역 보고
서』(2003.12)만 보더라도 "업무 자체가 일시적인 성격이 아닌 경우 비록 단순업무라 하더라도 그것이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사유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업무에 의해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요건을 △정규직의 결원으로 인한 일시 대체 △일시적, 계절적 사업 △일시적 업무량의 급격한 증가 등 최소한의 원칙으로 엄격하게 제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정년제와 자동계약제가 일정 정도 고용을 보장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결국 '비정규직'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은 호봉승급이 보장되는 반면, 기간제 노동자에 대해서는 경력에 따른 임금보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급식보조비, 가계지원비, 휴가비, 주택 및 의료비 지원 등 기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번 노동부 안은 노동계의 요구처럼 '비정규직의 정규직 완전 전환'이 아니라 '무늬만 정규직'인 '정규직화'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또한 비정규직의 평균급여 수준을 현 60%에서 그 이상 일정 정도 높이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정부 대책이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 가운데 직접고용된 노동자 중심의 제한적인 대책에 그치고 있다"며 "직접고용 부분에서 제한적인 신분보장이라는 눈가림 속에 간접고용이 급증하여 오히려 비정규직이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부 정규직화되면서 늘어난 비용을 정부는 결국 간접고용의 확대를 통해 예산을 삭감함으로써 해결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노동자들이 외주나 용역과 같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라는 보다 악화된 '노예 노동' 상태로 빠질 수 있다. 이에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고용 원칙 확립 △상시업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비정규직 차별 폐지 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