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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 제정 임박

청와대앞 노숙농성 돌입…다음주께 통과 전망


올 7월 가동될 예정인 경제자유구역법의 시행령 제정이 임박함에 따라 노동·환경·인권 등 각계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16일 민주노총, 전국민중연대 등 노동사회단체들은 시행령 제정 중단을 촉구하는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청와대 앞에서 이틀 간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오후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 민주노총 단위노조대표자 500여명도 오후 늦게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노숙농성 결의대회와 문화제를 이어나갔다. 이들은 17일 아침에도 대통령 면담 투쟁을 계획하는 등 시행령 통과 저지 투쟁을 계속할 방침이다.

오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경제자유구역법이 포함하는 연월차 휴가 축소, 생리휴가 무급화, 파견노동 확대, 단체 행동권 제약 등은 한국 사회에서 신자유주의를 완성시키는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단 위원장은 "정부가 시행령을 제정한다면 25일 4시간 파업·연가·조퇴 투쟁 등 10만여 노동자가 참여하는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산인권센터 등 4개 인권단체들도 같은 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경제자유구역법은 정부가 90년 비준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제자유구역법이 △현재의 사회권 보장 수준의 후퇴를 금지하고 있는 '후퇴조치 금지 의무'(규약 2조1항) △사회적 약자들의 노동권·교육권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 의무'(규약 2조2항) △국민이 개인이나 기업에 의해 인권 침해를 받지 않도록 정부가 규제해야 한다는 '제3자 규제 의무'(마스트리히트 가이드라인)를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애초 16일 차관회의를 거쳐 17일 국무회의 통과가 확실시되던 시행령이 이날 차관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함에 따라, 시행령 제정은 1주일 정도 연기될 전망이다.

전국민중연대 정영섭 기획부장은 "시행령의 국무회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은 다음 주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