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노사정위 '비정규직 대책', 어디로 가나?

비정규직 확산․불법파견 양성화 등 우려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노동자의 증가가 몇 년 전부터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노사정위원회에서는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할 위험성이 높은 제도적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관심이 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18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준)이 주최한 「불안정노동철폐, 비정규직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투쟁방향」 토론회 뿐 아니라 앞서 7일 민변 등이 주최한 「비정규 노동자 보호 입법의 올바른 방향과 내용」 관련 토론회에서도 드러났다.

노사정위는 지난해 5월 31일 '비정규직근로자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 결과, 지난 5월 6일 노사정위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와 통계산출방식', '근로감독강화', '사회보험확대 및 복지 확충' 등을 내용으로 하는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장기근속계약직 노동자를 비정규직 범위에서 제외하는 등 비정규직 규모의 축소를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그 밖의 대책들은 실효성이 없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장기근속계약직이란 근로계약기간은 1년 미만이지만, 실제 일한 기간은 1년이 넘고 별 일이 없으면 계속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으로 기대되는 노동자를 말한다.

이에 대해 민변의 김선수 변호사는 7일 토론회에서 "비정규노동자의 특징은 해고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해 고용불안에 시달린다는 점"이며 "따라서 비정규 노동자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고용계약기간의 길고 짧음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상의 해고 제한 규정의 보호를 받는지 여부"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르면, 장기근속계약직 역시 사용자가 재계약을 거부할 때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고용상의 불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비정규직으로 분류돼야 한다.

또한 현재 노사정위는 기간제(계약직)․단시간․파견제․특수고용노동 등 비정규직 유형별 보호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선 '기간제 고용'과 관련, 노사정위는 계약직의 근로계약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 내지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김진억 조직2국장은 18일 토론회에서 "근로계약기간의 장기화를 인정하게 되면 사용자는 기존의 정규직 노동자까지 계약직화해,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산시키고 제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과 관련해서는, 기업들이 민법 상의 도급계약을 가장해 불법적으로 파견노동자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직접고용하도록 하는게 아니라 파견법을 적용해 합법적 파견사업으로 유도하는 등의 방안이 공익위원 의견으로 노사정위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조직2국장은 "불법파견을 오히려 양성화시켜 간접고용을 확산, 제도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변호사는 "노사정위는 기본적으로 근로자파견을 계속 인정하는 전제로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근로자파견의 본질적 속성인 중간착취 및 인권침해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해, 노사정위는 △'준근로자' 개념 도입 방안 △개별 노동관계법상 보호가 필요한 조항을 적용하거나 사회보험관련법 등 개별법의 적용 확장 방안 △노동3권에 준하는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윤애림 사무국장은 "'준근로자' 개념 도입 혹은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일부만을 적용하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지면, 차별이 정당화되는 노동자군이 제도적으로 용인되고 기업들은 노동권을 전면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고용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윤 씨는 "전반적으로 노사정위는 '비정규직의 활성화를 전제로 보호방안이 다뤄져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비정규직화(노동유연화)를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