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제6회 인권영화제와의 대화 ③ 갇힌 자와 소수자를 위한 영화


올해 인권영화제의 작품선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국내 10편과 해외 25편. 지난주 언급했듯 올해의 주제는 '전쟁과 인권'이며 특별 프로그램으로 '다시 팔레스타인을 말한다'를 마련했다. 팔-이간의 유혈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지금, 인권영화제의 시선을 팔레스타인 민중에게서 거둘 수 없다는 뜻이다. 작년 이슈포커스에서 상영되었던 <팔레스타인 땅의 역사><나지 알 알리><정착민들>과 더불어 웨스트 뱅크 지역의 5명의 어린이들의 일상을 담은 <뉴스타임>과 예루살렘, 가자, 라말라 등 5개 지역의 팔레스타인 청년감독들이 전하는 <팔레스타인에서 온 5개의 인권소식> 등 두 편을 보태어 상영한다.

재소자들의 인권을 말하는 두 편의 영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수잔 세런든이 나레이션을 맡은 <아티카의 유령들>은 1971년 뉴욕 근교의 아티카 섬에서 일어난 교도소 내 반란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있는 작품이다.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는 이 사건은 당시 록펠러 주정부의 유혈 진압으로 재소자 29명과 교도관 10명이 사망했다. 재소자들은 교도소를 단 9분 동안 점거했지만 군대진압은 4일 동안 계속되었고 1천 6백발의 총탄이 난사되었다. 사건은 30년이 흐른 지난해 비로소 진실의 햇볕을 보기 시작했다. 사건 30주년을 기념해 미국 전역에서 약 12만명이 진상규명 시위에 참여했으며 당시 반란에 참여했던 빅 블랙 등 재소자를 중심으로 법적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영화는 관련자 인터뷰는 물론 미공개 자료 등을 통해 아티카의 산 자와 죽은 자의 억울함을 폭로하고 있다.

<처벌의 이윤> 역시 재소자의 열악한 인권을 규명하는 영화. 미국을 비롯, 호주, 남아공에서는 갈수록 감옥의 수와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각국의 정부는 범죄 예방보다는 처벌규정을 강화하고 새로운 감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 더욱이 국영감옥은 다국적 기업의 민영감옥으로 탈바꿈하며 재소자들은 현대판 노예노동에 동원되고 있다. 감옥 산업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작품이다.

동성애자의 인권 또한 이번 영화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비밀크의 시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롭 엡스타인이 나치의 동성애 탄압에 카메라의 앵글을 맞췄다. 1920년 베를린은 동성애자들의 에덴이었다. 하지만 나치 점령 후 형법 175조가 재발효되면서 베를린에선 참혹한 동성애 청소가 시작된다. 10만 명이 체포되어 감옥과 강제수용소로 보내졌고 그들 중 살아 나온 사람은 고작 4천명. 작품은 지금까지 생존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나치의 죄악을 심판대에 올려놓는다.

<서던 컴포트>는 성전환자에 대한 가슴 아픈 영상 보고서. 조지아 출신의 로버트는 KKK의 가입 권유를 받을 정도로 남성다운(?) 이. 그는 수 년전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했다. 롤라와 사랑에 빠진 그는 태어나 가장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있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난소암으로 투병 중에 있는 그와 그의 성전환자 친구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감싸고 있는 이 작품은 성전환자를 구경거리로 만드는 사회적 편견에 대해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수치라고 일깨운다. 동성애 부부의 부모 되기를 고찰하는 <대디 앤 파파> 역시 두 작품과 더불어 동성애자들의 보호받아야할 인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