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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제5단체 회장단이 발표한 '시국선언'과 이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논평


5일 경제5단체 회장단이 발표한 '시국선언'(아래 글)과 같은 날 민주노동당이 이에 대해 발표한 논평 (밑의 글)을 싣는다. 논리구성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중략' 처리했다.(편집자 주)


<현 시국에 대한 경제계 선언>

경제5단체장은 최근 우리의 현 경제상황과 사회기강에 대한 큰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중략) 이에 경제계는 (중략) 다음과 같이 현 시국상황에 대한 우리입장을 천명코자 한다.

첫째, (중략) 법질서 수호와 국가기강확립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입장과 동시에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이 요구된다. 둘째, (중략) 우리 경제계는 이 어려운 시기에 경쟁력 제고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하는 어떠한 법개정에도 반대함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셋째, (중략) 노동계는 총파업 등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투쟁일변도의 모습에서 벗어나 경제의 한 축이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경제회복을 위한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중략) 넷째, 우리 경제계는 다시 한번 뼈를 깎는 인내와 자성을 통해 경제회생 노력에 경주할 것이다. (중략)

이에 우리 경제계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하여 현 경제난국의 극복을 위해 5대 요구사항을 제안하는 바이다.

1. (생략) / 2. 정부는 구조조정 작업을 원칙을 지켜 추진하고 신속하게 마무리 할 것. / 3. 정부는 국가 기강의 확립을 위하여 불법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 일상화되는 사회 풍토를 조성할 것. / 4. (생략) / 5. 기업의 경쟁력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하는 입법 논의를 한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2000.12.5


<경제5단체장의 집단이기 시국선언>
(전략) 경제5단체장들은 지금 우리 경제의 심각한 상황이 저소득층이나 극빈층, 그리고 노동자들에게 얼마만큼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위협이 자신들에게까지 미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당신들이 생각하는 '못사는 사람들의 집단이기주의'는 당신들이 보여주고 있는 이기주의와는 차원이 다른 생존의 요구이다. (중략) 내일 일자리를 잃어도 일가족 먹고사는데 지장없는 회장님들의 눈으로 민중들의 생존을 향한 투쟁을 호도하지 말라.

오늘 선언에서 '경제계가 뼈를 깎는 인내를 하겠다'는 표현은 바뀌어야 한다. 노동자를 자르는 수고를 감내하겠다고! 5단체장이 요구하는 노동시장 유연화는 결국 모든 고통을 노동자들이 지라는 요구에 다름 아니다. 경제가 나빠지면 자르고, 좋아지면 고용하고, 그나마 월급수준도 형편없는 기업주의 천국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노동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말할 수 있는가.

오늘 경제5단체장의 요구는 경제위기에 대한 자본가들의 집단이기주의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것은 경제를 살리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중략) 노동자를 함부로 해고할 수 없는 보다 강화된 노동법을 요구하라. (중략) 경제5단체장은 오늘 선언을 철회하고, 노동자들에게 사죄하라. 아울러 더 이상 가진 자들의 집단이기주의 대변자 역할을 그만둘 것을 진지하게 충고한다.

200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