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논평> 인권위원회, 검찰은 손을 떼어라


'인권위원회'가 3년째 진통만 겪으며 태어나지도 못하고 있다. 법무부는 그 책임이 전적으로 '일부 민간단체들'에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면서 "법무부 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의 분명한 의사를 묵살한 채 해묵은 법안을 다시 입법예고 했다. 이건 한마디로 진통을 4년째 끌면서 수렁에 빠지겠다는 악수(惡手)일뿐이다. 왜 이렇게 잘못돼버린 걸까?

무릇 권력이란 숙명적으로 인권침해의 토대 위에 세워진 건조물 같은 것이어서 근본적으로 인권범죄자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수십년 동안이나 봉사해온 우리 검찰은 인권시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이다. 입법과정을 주도하면서 새로 만들어질 인권위원회를 당연히 자신의 장악 하에 두려고 할 것이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최대한 약체 인권위원회를 만들어내려고 애쓸 것은 뻔한 이치다. 정작 인권침해 여부를 감시 받아야 할 법무부가 그 감시기구를 설계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새를 누구는 "금고털이가 금고를 설계해주겠다고 나서는 꼴"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공권력의 인권침해를 가장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인권위원회는 공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비정부기구'이다". 고양이가 쥐를 생각해주는 검찰의 이 가소로운 거짓말은 국민대다수가 바보라면 말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이것이 아기가 엄마 몸에서 나오지 못한 채 진통만 3년 동안이나 질질 끌고 있는 이유이다. 험한 밥 먹고 버티는 인권단체들이 뭐 떡고물이 떨어질 게 있다고 단식까지 하면서 '독립적인 국가기구'의 고집을 3년 동안이나 부리겠는가? 그건 감시를 해야 할 사람이 누구이며 감시를 받아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인식이 분명한 까닭이다.

우리는 청와대나 여당의 무기력한 태도를 보면서 가끔 해도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다. 왜 그렇게 검찰에 대해서 비굴한가? 검찰은 두렵지만 세상에는 검찰보다 더 무서운 것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결단해야 한다. 문제는 명쾌하다. "누가 인권침해를 감시할 사람이고 누가 감시 받을 사람이냐"를 판단하기만 하면 된다. 하루빨리 "국제기준에 부합하고 인권단체가 환영하는" 인권위원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틈만 나면 남발해온 "'인권법' 연내 제정"의 약속을 올해야말로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