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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랜드 노조파업 7일째

비정규직 조직화에 회사측 폭력 대응


"여름에는 찜통 같고 겨울에는 냉장고 같은 창고에서 한달 내내 8시간씩 박스 나르면서 받는 돈이 5십만 6천 원이다. 15만원 더 줄테니 용역업체로 넘기겠다고 한다. 나는 물건이 아니다"(이랜드 비정규직 최모씨)

지난 3월 결성된 이랜드 노조 비정규직 부곡분회는 ▲임금인상(5십만 6천원에서 7십2만6천원으로) ▲불법도급 철폐 및 불법파견근로자 직접 채용 ▲일방적 계약해지 금지를 요구하며 지난 16일부터 7일째 파업중이다.

(주)이랜드는 의류도매를 주로 하는 회사로서 상품을 입고 받아 각 매장별로 분배하여 출고하는 창고업무는 필수적인 업무다. 그런데 회사는 이 창고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일명 '아르바이트'라 부르는 비정규직과 도급제의 임시직 노동자로 채우고 있다.

이에 대해 홍윤경(이랜드 노조 교육실장) 씨는 "업무는 상시 필요한 업무인데 '업무가 단순하다'는 이유로 회사는 아르바이트로 왔다가길 원한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다가는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에게는 '생계'를 걸고 있는 직장"이라며 "상시적으로 1백 명 가까운 업무를 아르바이트로만 이용하는 것은 노동력의 착취"라고 말한다. 홍 씨의 말처럼 기업은 적은 임금으로 쓰고 쉽게 자를 수 있는데다 조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비정규직에 대한 잘못된 '호감'에서 이들의 노동을 '아르바이트'로 치부하는 것이다.

저임금만이 아니라 불법파견근로와 일방적 계약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안케 하는 요소이다.<관련기사 본지 6월 16일자 2면> 그러나 교섭결과를 기다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난 5월 26일 회사는 "임금인상은 장기적 대안이 아니므로 임금인상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노조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결국 지난 16일 파업에 돌입하자 회사의 첫 반응은 농성천막을 찢고 쟁의물품을 내동댕이치는 폭력이었다. 그 뒤에도 회사측의 농성장 강제철거는 5차례 이어졌다.

그럼에도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는 이 싸움은 비정규직 노동자만의 것은 아니다. 이난주 (이랜드 노조 사무국장) 씨는 "이랜드 노조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하는 하나의 노조"라며 "부곡분회 비정규직 동지들의 요구를 최우선으로 하자고 이랜드 노조 정규직 간부들은 결의했다"고 말한다.

회사가 IMF이후 핵심 관리직 외에는 정규직을 뽑지 않고 불법파견근로로 대치를 꾀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는 전 노동자의 문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조는 회사측이 성실한 교섭에 임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