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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철도노조 민주화 험난

현 노조측 청년들 폭력사태 유발


직선제에 의한 노조결성을 주장하며 농성중인 철도 노동자들의 민주화 노력이 고난을 겪고 있다.<본지 2월 23일자 참조>.

지난 22일 오후 9시 30분경 노조간부들과 괴청년 30여 명은 용산 철도노조사무실에서 농성중인 공동투쟁본부(공투본) 소속 노동자 20여 명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이날 폭력사태로 인해 이병은(서울 차량조합원)씨가 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강남성심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최영선(구로차량조합원)씨 등 6명도 무차별적으로 구타를 당했다. 또한 취재를 나온 기자들 중 한국일보 기자도 조합원으로 오해를 받아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투본의 윤해영 씨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초록색 조끼를 입은 철도청년단이라는 괴조직에는 이영구 조직국장과 임승세, 이길평 씨 등 노조측 사람들도 있었다"며 "당시 한국노총 조직국장이 현장에 나와 있는 등 철도청년단과 노총의 관계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홍보국 이상연 씨는 "노총이 철도노조의 상급조직이지만 이번 폭력사태와는 무관하다"며 "폭력사태라고 하지만 작은 충돌이었을 뿐이며, 공투본이 노조사무실을 차지하고 농성을 시작했을 때도 이 정도의 충돌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노조가 어용이라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조합원들이 가만히 있겠냐"며 "언론이 한쪽의 주장만을 보도해 자칫 노노분열의 사태로 몰고 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24일 '철도노조사수'라는 명목으로 산하조직 5백40여명의 동원령을 내려 물의를 빚었다. 이에대해 이상연 씨는 "민주노총 관련자 등이 농성장에 들어와 공투본에 깊이 개입하고 있어 조직정비 차원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투본은 한국노총을 항의방문하고 "한국노총이 철도노조의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인 조직운영을 지지하고, 조직행동대를 동원해 공투본을 공격한 것은 노조의 자주성을 말살하는 행위"라며 "더구나 대의원선거에 개입하고 산하조직 동원령까지 내린 것은 70년대의 어용노조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난했다.

한편, 노조측은 예정대로 24일 대의원선거를 강행했고, 몇몇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공투본에 의하면 서울과 부산에서는 대의원입후보자 등록장소마저 공지하지 않았으며, 부산진역과 부산전기지부에서는 기표소를 설치하지 않고 공개투표를 시행해 말썽을 빚었다. 이에 공투본은 "규약개정 없는 선거강행은 원천적으로 불법이며 단독입후보자 지역인 서울열차 지부와 청량리역 등지에서는 반대 표시가 불가능한 투표용지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선거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노총 측은 "직선제에 의한 대의원선거는 불법"이 아니라며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현 노조집행부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어 공투본과 해결의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