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불법 노조사찰, 딱 걸렸어!

사내하청지회 불법 사찰 의혹, 현대자동차 본사로 모아져


지난 12월 노동부에 의해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전원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주)현대자동차가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커녕 불법적으로 노조를 사찰·감시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특수경비대가 노조 간부에 대해 실시한 불법 사찰 내용이 포함된 근무일지가 폭로된 것.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아래 사내하청지회)는 2003년 3월 28일 노조 설립 후 "회사측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사찰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측(아래 아산공장)은 2003년 7월부터 1년 동안 현대자동차노조 아산본부(아래 아산본부)에 약 8회에 걸쳐 '해고자 현장 출입통제 통보 또는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으로 경비업무 수행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에서 첨부자료로 사진체증자료인 '협력업체 해고자 불(탈)법 행위 증빙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아산본부는 "경비업체가 사내하청지회 감시를 빙자해 노조 주변을 상시적으로 순찰·감시"했을 뿐만 아니라 "회사측의 조치는 조합이 요구하는 자의 출입을 보장하도록 하는 단체협약의 내용에 위배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회사측의 '해고자 현장 출입통제'는 다분히 사내하청지회 활동을 하다가 해고된 조합원들을 겨누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회사는 해고자만을 사찰한 것도 아니었다. 사찰대상에는 사내하청지회 원문숙 조합원을 비롯해, 사내하청지회 홍영교 지회장, 신명균 조직1차장, 양회삼 조합원 등 해고됐다가 2003년 12월 충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인용결정을 받아 복직되거나 2004년 8월 교섭을 통해서 원직복직됐던 사람들까지 포함돼 있었다. 또 사내하청지회 해고자 중 나머지 6명도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2004년 10월 22일, 회사측에 의한 사찰 의혹이 지속돼 오던 중 아산본부는 경비대 D반의 근태일지, 업무지시 명령, 근무일지, 차량출입일지 등 일련의 문건을 입수했다. 이후 아산본부는 인권단체연석회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과 함께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같은해 11월 3일부터 3일 동안 진상조사를 실시했다. 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비대 D반은 매일 개인의 출입·잔류여부, 유인물 등의 선전물 지참여부·배포행위, 1인시위 여부, 대자보 부착행위, 조합사무실 방문인자 확인 등 광범위한 내용의 사찰활동을 진행했다. 근무일지 기록의 80% 가량은 사내하청지회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나머지 20% 가량은 아산본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반면, 경비대 D반 운용에 대해 아산공장은 "경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조사단에게 밝혔다. 하지만 아산공장에서 다른 경비대는 3조3교대로 운영된 반면 경비대 D반은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인 평상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노조 간부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은 휴일로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다른 경비대와는 달리 인근 아파트에서 합숙하면서 '5분대기조'를 운용하고, 비상소집을 대비해서 '호출훈련'을 수시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하청지회는 '경비대 D반'과 같은 경비대에 의한 불법 사찰활동이 "경비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의 책임만이 아니라 아산공장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조사를 통해 2004년 10월 경 경비대 D반의 '1주년 회식'이 진행된 것으로 미루어 경비대 D반의 활동이 사내하청지회가 만들어진 후 2003년 10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경비 용역업체는 바뀌었어도 경비대 D반의 활동은 지속됐다. 또 진상조사단이 경비업체 방호대장에 면담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방호대장은 "내 권한이 아니니 본사 과장과 통화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사내하청노조 권수정 지회장 직무대행은 "현대자동차 본사에 경비를 관리하는 책임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 직무대행은 "식사를 하거나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조차 경비대가 따라붙으며 감시를 한다"며 "경비대의 감시가 조합원들의 조합활동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인권인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 ILO '노동자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행동 강령' 등을 위반한 사찰행위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의 삼성SDI 노동자 위치추적 뿐만 아니라 2001년 기아자동차에서 폭로된 「비정규직노조 설립관련 관리방안」, 캐리어사내하청노조 활동가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등과 같은 불법적인 사찰행위는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탄압하는 데 이용돼 왔다. 이에 진상조사단은 △사찰활동 중단 △사내하청노조 활동 보장 △불법 사내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화 실시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