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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사장이 노조원 폭력 사주

고려운수 사태 새 국면…서울시 중재키로


지난 17일 고려운수(사장 송현준)사업장에서 발생했던 용역깡패의 노조원 폭행사태는 사장의 치밀한 준비 하에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관련기사 본지 11월 18일 자>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위원장 강승규, 민택노련)은 23일 송 사장이 용역업체와 맺은 계약서를 비롯해 폭력행위를 사주한 메모, 경찰에 보낸 시설보호요청서 등을 공개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송 사장은 지난 17일 용역업체 (주)퍼스트인터뷰와 7백50만원에 용역 30명을 동원하기로 계약했다. 송 사장은 이어 용역들에게 노조간부 7명의 사진을 확대 배포했으며, 주민들의 이목을 염려해 회사진입 이전에 용역들에게 택시기사용 점퍼와 직원용 흰 장갑을 착용할 것을 지시했다. 또 동부경찰서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노조가 불법파업으로 사내를 장악하고 있어 사내정리 시 노조 측과 물리적 충돌이 야기될 수 있다”며 시설보호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용역들은 17일 오후 1시경 지게차를 들이밀고 사업장으로 쳐들어와 파업중인 노조원들을 폭행했다. 당시 폭력사태로 노조원 30여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그 중 3명은 아직도 병원에 입원중이다.

사장이 폭행을 사주한 내용의 메모가 발견되자 고려운수 노조원들은 “사장이 서울시 방침으로 정해진 완전월급제 시행을 미루며 노조원들의 파업을 유도하더니 이제는 폭력사태마저 유발하고 있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송 사장을 구속시키고야 말겠다”고 분개했다.

고려운수 조합원들은 완전월급제 실시를 요구하며 지난 5월 12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송 사장은 노조원들과의 교섭을 회피하며 파업이 장기화되자 사업장 폐쇄를 해왔다.

한편 고건 서울시장은 23일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려운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서울시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교통관리실장을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고려운수 서울시 시민 진상조사․중재단」에 파견해 진상조사 및 노사 교섭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소식을 접한 민택노련은 “사태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서울시의 개입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