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보랏빛 행진을 멈추고 싶다

3백회 맞이한 민가협 목요집회


7일 오후 2시,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 는 보라색 수건을 두른 사람들이 모여든다. 장기수 손성모 씨(71세, 대구교도소 19년째 수감중)의 청년시절 얼굴이 그려진 노란 걸개그림이 걸리고, 그 위로 ‘목요집회 300’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93년 9월 23일 시작된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목요집회’가 이날로 3백회를 맞았다. 햇수로는 7년째, 날수로는 2,205일이 된다.

민가협 회원과 유가협 회원, 장기수 출소자 등 80여 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는 장기수 손성모 씨가 누나(손순례, 77세)에게 보낸 편지를 원창연 씨(배우)가 낭독하면서 격앙되기 시작했다. 손 씨는 편지에서 “하루빨리 형제들의 손을 잡고 이야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주교도소에서 3년째 복역중인 강위원 씨(5기 한총련 의장, 5년형)의 어머니 이순례 씨(74세)가 울분을 토해냈다. 이 씨는 “김현철 같이 죄많은 사람들은 풀어주고 정치 똑바로 하라고 한 내 아들은 왜 안 풀어 주느냐”며 절규했다.

민가협에 따르면, 현재까지 남아있는 양심수는 모두 2백여 명. 민가협은 “양심수가 남아 있는 한 보랏빛 수건의 행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가협은 또 인권개혁 촉구문을 통해 “21세기를 맞기 전에 정부는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수 석방 및 정치수배 해제 △과거인권침해 조사와 진상규명 △독립성․실효성 있는 국가인권기구 설치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