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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행형법 제대로 고쳐라

인권단체 워크샵 개최

인권단체들이 행형법 개정에 착수했다.

지난 5월 29일 법무부가 일방적으로 행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이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인권운동사랑방 등 인권단체회원 30여명은 16일 오후 2시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정부의 행형법 개정관련 인권단체 워크샵'을 열고 행형법 개정 방향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발제에 나선 최정학(민주법학연구회) 씨는 "법무부가 내놓은 개정 행형법은 이미 실행되고 있는 전화통화, 귀휴 등의 내용을 법제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소폭 개정에 그치고 있다"며 "이번 개정의 핵심은 정부가 민영교도소 설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데 있다"고 밝혔다.

손민영(36, 소위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으로 4년 구금) 씨는 자신의 교도소 경험을 소개하면서 "법무부 개정안으로는 수형자의 청원권을 보장할 수 없다"며 "청원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집필 보고전을 폐지하고 청원권 행사를 막는 교도관을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권실천시민연대 준비위원회의 오창익 씨는 "교도관의 강제력 행사 및 무기사용 범위가 자의적으로 해석돼 수형자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사용범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접견․서신 및 집필에 대한 제한 금지, 미결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특별 규칙의 신설 등이 논의됐다.

한편 민영교도소 설치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상희 변호사는 "민영교도소 설치는 법체계를 바꾸는 중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개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며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민영교도소를 설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담안선교회의 임석근 목사는 "민영교도소는 현 상태에서 종교교도소의 설치를 의미"한다며 "수형자들의 교정교화는 교리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이는 외국의 종교교도소 출신자들의 재범률이 낮은 것에서 입증되었다"며 민영교도소 설치의 타당성을 역설했다.

행형법 개정안은 오는 6월 임시국회에, 민영교도소 설치에 관한 세부 시행령은 9월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에 인권운동사랑방 등은 이날 워크샵에서 논의된 내용을 모아 오는 18일 법무부에 제출하고 개정 행형법안의 대폭적인 수정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