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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세상을 바꾸자" 투쟁 고조

과기노조, '과학의 날'에 총파업 합류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과 함께 시작된 공공연맹의 총파업에는 21일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과기노조) 등 3개 노조가 합류했으며, 부산지하철노조 등 2개 노조도 22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특히 조합원찬반투표 결과 75.6%의 지지로 파업을 결정한 한국통신 노조가 합류하는 26일엔 총파업 투쟁이 절정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명동성당과 서울대 등 2곳을 근거지로 삼고 있는 이번 총파업투쟁은 연일 수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와 가두시위를 전개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총파업 사흘째인 21일, 금속산업연맹 등 민주노총 산하 다른 연맹 소속 노동자들도 가두시위에 합류했다. "총파업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앞세운 이날 시위는 투쟁이 계속되면서 노동자들의 구호와 요구의 수위가 차츰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공공연맹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기획예산위원회의 해체와 진념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학로 집회에 참석한 의보노조 조합원 박만순(38) 씨는 "지난 1년간 참아온 노동자들의 인내가 이미 한계까지 왔다"며 "똑같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대다수 민중들이 우리의 투쟁을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 파업에 대한 시민여론이 좋지 않다는 말에 "언론이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왜곡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절대 다수의 시민들이 표현은 안 하지만 지하철의 파업을 감수․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연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경험없는 대체인력을 투입, 무리하게 지하철을 운행해 발생한 사고를 마치 노동자들이 고의로 조장한 것처럼 노동자들을 부도덕한 존재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가 불법부당한 탄압에도 무조건 인내하면서 평화기조를 지켜나갈 것으로 본다면 착각"이라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불상사의 책임은 원인제공자인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의 날'인 21일, 김대중 대통령이 대덕연구단지를 찾았다. 그러나 정작 생일을 축하해야 할 대덕연구단지의 연구원과 노동자들은 총파업출정식으로 대통령의 방문을 맞이했다.
조합원 71%의 찬성으로 파업에 돌입한 과기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은 안정적 연구환경과 신분보장은커녕 언제 쫓겨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극도로 사기가 저하되고 연구활력이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졸속적 구조조정이 출연기관의 연구생산성을 떨어뜨렸을 뿐 아니라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며 "과학기술정책의 혁신을 위한 실질적 개혁방안을 수용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지하철 노조 중앙위원 등 1천여 명이 철야농성중인 명동성당이 21일 밤부터 무장한 전투경찰에 의해 완전히 에워 쌓였다. 경찰은 명동성당으로 통하는 모든 길목에 40-50명씩의 전투경찰을 배치, 불심검문을 통해 성당출입을 봉쇄하고 있다. 한편, 지하철 노동자 6천여 명이 농성중인 서울대에는 경찰병력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