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만도기계, 끝내 경찰력 투입

노동계, 거센 저항 예상


3일 새벽 6시 정부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만도기계 7개 사업장에 124개 중대 만오천명의 경찰병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포크레인, 굴삭기 등을 동원해 바리케이트와 담벼락을 부쉈고, 현장 진입 시 노동자들에게 물대포와 최루탄을 마구 쏘아대 부상자가 속출했다. 그 중에는 임산부와 어린아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많은 조합원들이 강제 연행됐는데 그 수가 이천명에 가깝다고 노동조합은 밝혔다. 익산공장에서는 중재에 나선 문정현 신부까지 강제 연행되기도 했다.

만도기계는 지난 1987년 회사 설립 이래 30% 이상의 고속성장과 흑자경영을 계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부도가 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은 모 그룹인 한라그룹의 방만한 기업경영과 그룹 차원의 막대한 상호지급보증 및 부당내부거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기계 노사는 올해 2월 23일 인위적인 인원감축을 금지하는 내용의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고 회사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회사는 고용안정협약 파기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노조는 학자금 및 주택자금 지원 중단, 건강검진 중단 등 복지혜택의 축소와 근로시간 단축, 연월차 휴가의 사용 등 통상임금의 30%나 삭감되는 조정안을 내고 협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회사측은 정리해고가 단체교섭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협상을 거부하고 7월말 경 일방적으로 천구십명의 인력감축 방안을 노조에 통고했다. 결국 파업은 회사측이 단체교섭을 거부함으로써 촉발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경영진들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대신 노조 쪽 교섭위원 전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해 교섭자체를 원천봉쇄하고 마침내 3일 경찰을 투입했다.

이에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일제히 성명서를 발표해, 정부의 공권력 투입을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정권 아래서의 모든 노정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대정부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5일 오후 2시 서울 종묘공원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동시다발 항의규탄 집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산업연맹은 “합의사항을 이행하라는 요구를 폭력으로 진압하는 게 신노사문화냐”며 “허망한 말잔치로 국민을 속이며 노동자를 향해 범죄를 저지르는 김대중정권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만도기계 노조도 “노사정위원회에서 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것은 없다”며 “민주노총은 지금 즉시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러한 노동계의 반응은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한편 검찰은 만도기계 사태와 관련해 “이번 파업은 불법이므로 적극가담자는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성명서를 발표, “고용조정사안은 중요한 노동조건의 하나이므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며, 정리해고를 이유로 한 파업은 무조건 불법이란 논리도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노사 양 당사자의 자율적 교섭에 의해야 할 노사관계가 정부의 공권력 투입이라는 강제수단으로 해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공권력 투입으로 연행된 노동자들을 위한 공동변호인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