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일본 동경탑 점거 시위

후꼬꾸 노동자, 강제출국 당할 판


지난 2일부터 일본원정투쟁에 나섰던 한국후꼬꾸 노동자 대표단이 13일 동경시내 동경탑을 기습 점거, 시위를 벌이다 일본 경찰에 의해 전원 연행됐다.

윤동만 후꼬꾸 노조위원장과 한광수 사무장, 이시정 금속연맹경기남부지부 사무국장 등 원정투쟁단 3명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동경탑에 올라가 “일본후꼬꾸(사장 가와모또)의 성실한 사태해결, 한국후꼬꾸 노조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며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시정 사무국장은 1시간 뒤 탑에서 내려와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다 연행됐으며, 윤 위원장과 한 사무장도 오후 9시경 연행됐다.
이들은 15일 현재 일본 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비자 만기일인 16일 전원 강제출국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각계에 지원 호소

이번 일본원정 기간동안 한국후꼬꾸 노동자들은 시내 아케하바라역, 다마치 역 등지에서 일본 시민들을 상대로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일본내 각계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일본내 「진출기업을 생각하는 모임」측이 일본 변호사들과 함께 일본 시민조사단을 구성해 한국에 파견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일본 민주당 소속 다께무라 야스코 참의원은 일본 국회에서 후꼬꾸 문제를 다룰 것을 약속하는 등 몇 가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일본 금속연맹측도 지난 9일부터 일본후꼬꾸측과 교섭에 나서 한국후꼬꾸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태해결의 열쇠를 쥔 일본후꼬꾸측의 태도는 요지부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원정단은 원정 나흘째인 지난 5일 아오게 시에 위치한 일본후꼬꾸 공장을 방문해 교섭을 요청했지만, 일본후꼬꾸측은 “한국후꼬꾸에는 용역깡패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섭은 한국후꼬꾸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면담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정투쟁단은 회사 정문앞에서 플래카드를 걸고 규탄집회를 갖고 돌아오는 데 그쳤다. 또 이에 앞서 4일 일본노동성을 방문해 한국후꼬꾸 노조탄압에 대해 설명하고 문제해결을 촉구하기도 했지만, 노동성 관계자는 “해외에서 발생한 일본기업의 노사문제는 그 나라의 법률에 의해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답변을 내놓았을 뿐이다.


명동성당 농성 1백50여일째

한편, 국내에 남아 있는 한국후꼬꾸 노동자들도 지난 12일 명동성당 농성 1백50일째를 맞아 일본대사관 주변에서 ‘일본악질기업 일본후꼬꾸 규탄과 일본제국주의 경제신탁통치음모 규탄대회’를 갖는 등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또 13일 일본원정단이 연행된 소식을 듣고 일본대사관을 항의방문했다가 참석자 13명이 전원 연행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이날 후꼬꾸 농성단이 연행되자 전해투 소속 노동자와 대학생, 민중가수 최도은 씨 등 24명이 동대문 경찰서로 찾아갔으나 이들 역시 전원 연행돼, 즉심 또는 불구속 입건 등의 조치를 받고 15일 모두 석방됐다.